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북한과 이란 핵문제를 제재가 아닌 대화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대북 강경제재에 반대하고 있음을 재차 분명히 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이 직접선거를 상층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 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라며 위안화를 갑작스럽게 재평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유럽 순방 앞두고 유럽지역 5개 매체와 회견
중국 외교부는 원 총리가 유럽 순방에 앞서 5일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로이터통신> <헬싱키신문> <데페아통신> <더 타임즈>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차이퉁> 등 유럽 5개 언론매체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 내용을 6일 웹사이트에 소개했다.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회견 내용에 따르면 원 총리는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대화를 통하는 것과 담판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주장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며, 이것이 관련된 각국의 공감대이며, 국제 사회의 기대”라고 밝히며 “우리는 모두가 그런 연유에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정세는 매우 민감하고, 관련된 각국은 모두 냉정함과 억제를 유지해야 하고, 어떤 정세를 초래하여 악화될 필요가 없는 언행을 하지 말아야하며, 열심히 되도록 빨리 6자회담을 회복하기 위해서 조건을 창조해야 한다”면서 “한반도와 이란 핵문제에 대해 계속 해온 외교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우리의 목표는 결국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각국은 제재 문제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유럽연합은 평화적 해결의 한반도 핵문제에 대해 적극적 태도를 고수하고, 이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작용을 해왔으며, 중국은 유럽연합과 기타 관련 각국이 밀접한 협의와 협력을 하기 바라고, 한반도와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바오(오른쪽) 총리가 5일 모하메드 볼키아 나이의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있다. ⓒ 중국 외교부
그는 “이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동 정세의 완화에 유리하고, 또 세계평화와 안정에 유리하고, 각측 이익에 대한 가장 좋은 선택에 부합한 것이며, 이란 측은 마땅히 국제 사회의 관심을 중시해야 하고, 건설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관련 각국이 계속 참을성을 유지해야 하고, 민첩하게 구현해야 한다”며 이란에 대해 핵 위기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에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원 총리는 다시 이란과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는 근본적으로 제재가 아니라 대화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지적했다.
원 총리는 중국에서 직접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문제와 관련, “민주주의는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한 가치관과 공동으로 창조한 현대적인 성과이지만, 다른 역사 단계나 다른 국가에서 그 형식과 방법은 서로 다른 것을 실현하고, 일치된 모델이 없다”며 “정부의 권력은 인민이 부여한 것이고, 반드시 인민에 대해 책임져야 하고, 인민의 감독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도 꺼리어 숨기고 감추지 않는다”면서 “중국정부는 건전하지 못한 체제, 제도와 감독 메카니즘에 대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관리 체제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간부 선발 제도 개혁과 함께 반부패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며 서방식이 아닌 중국식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 정부는 기층의 직접민주 방식으로 촌(村)을 다스리고 장래에 이를 향(鄕), 현(縣), 성(省)의 순으로 확대시켜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며 "그러나 상층부까지 직접선거를 실시하기에는 조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으며, 중국은 많은 인구를 가진 큰 나라지만 경제적 토대가 약하고 지역간에도 개발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차액선거(후보자가 당선자보다 많은 선거)를 실시하고 있고 그 비율을 부단히 확대하고 있으며 이런 실험이 미래 정치발전의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민주건설, 특히 직접선거는 나라의 사정을 살펴가며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유럽 5개 언론매체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 중국 외교부
원 총리는 중국경제정책 중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위안화 환율정책에 대해 “지난 3월 밝힌 것처럼 갑작스런 환율 재평가는 없을 것이며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혁을 지속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의미하며, 변동폭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환율 깜짝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