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대북 정책과 관련, "흡수통일 그런 얘기를 왜 하나. 흡수해서 뭐하나. 거기서 생겨나는 엄청난 충돌과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거냐. 흡수통일 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튀르키예로 이동하는 대통령1호기 간담회에서 "책임도 못지는 얘기를 정치인들이 쓸데없이 하느라고 괜히 갈등만 격화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통일에 관한 우리의 관점은 일단 대화하고, 평화 공존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선 "안타깝게도 매우 적대적이고 대결적 양상으로 바뀌었다"며 "아주 초보적인 신뢰조차 없어서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측이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3중 철조망을 치고, 다시 감시 초소를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고 경고사격을 하고 있다"며 "언제 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까지 왔다"고 우려했다.

또한 "(북측이) 일체 대화와 접촉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다.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며 "이게 과연 대한민국의 국익에 바람직하냐. 전혀 아니다. 통일문제, 안보문제 등 국익에 관한 문제를 정략의 대상으로 삼아서 다 망가뜨린, 정말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용납하기 어려운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라고 전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 윤석열 정부의 무인기 침투 시도를 언급한 뒤 "이건 일종의 업보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도 업보를 쌓은 것"이라며 "그 업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 업보를 쌓은 노력 이상의 노력을, 더 많은 시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수록 더 인내심을 가지고 도발을 언제든지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국방력, 억지력을 확보한 다음에 그 기반 위에서 소통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선 "만약 남북간의 평화체제가 확고하게 구축이 되면 안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이것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얘기할 것이지, 지금 미리 어던 방향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핵 동결하고 중기적으로는 감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비핵화하자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를 방치하면 1년에 10개에서 20개씩 핵탄를 계속 만들고 있고, ICBM 기술을 계속 개발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니까 일단 중단협상이라도 시작하자, 그걸 우리랑 못하면 미국하고 북한이라도 서로 하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