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개성공단 방문에 오른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 "여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핵 포용정책의 전도사라는 오명을 남기지 않길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가던 길 돌아오라"고 김 의장의 방북을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제 햇볕정책의 적통정당을 자부한 민주당이 북한의 핵사태에 대한 고뇌와 번민 끝에 대북제재 입장을 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반면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내의 반대에도 불구, 오늘(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민주당과 비교해 열린우리당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핵상황에서 김근태 의장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실패한 포용정책의 끝자락을 붙잡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의 외투를 벗긴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무장해제시킨 것이 틀림 없다"며 "여론을 무시하고 방북을 감행하는 김근태 의장은 북한 선군정치의 첨병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김의장을 비난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 국지전 등의 무력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주장에 대해 "그런 논리는 전제가 잘못됐다"며 "(그런 주장은) 북한이 핵 이전 의사를 보여도 우리는 어떤 행보도 보이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방과의 국제적 공조 하에 PSI에 참여하면 북한의 의욕을 꺾고 대화에 나올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도 현금이 지급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단호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거듭 금강산-개성 사업 중단을 주장했다.

한편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20일 오전 북한 핵실험 여파 속에서도 개성공단 방문 길에 올랐다. 김 의장은 이날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을 방문, 북한 근로자들의 근무 모습을 둘러보고 입주업체들의 건의사항을 들은 뒤 오후에 돌아올 예정이다. 개성 방문에는 김 의장을 비롯, 원혜영, 천정배, 이미경 의원 등 6명의 의원들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