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일 민심대장정 중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 한나라당내 비주류와 소장파뿐 아니라 뉴라이트 진영도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일부 보수신문 등도 손 전지사에 호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보수진영내에서 손 전지사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뉴라이트도 손학규에 호감 표시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김진홍 상임의장과 유석춘, 김정만 공동대표 등 지도부는 20일 경북 영천에서 진행 중인 손학규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에 동참했다.
70년대 손 전지사와 청계천 빈민운동을 함께 했던 김진홍 상임의장은 이에 앞서 이날 아침 CBS <뉴스레이다>와의 인터뷰에서 "손 전지사께서 지방을 돌면서 노동체험을 하면서 서민대중들의 삶의 현장을 몸소 짧지 않은 시간동안 방문하고 있는 마음가짐이 참 마음에 들어서 격려차 방문하게 됐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김 상임의장은 손 전지사에 대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실력과 업적이 상당히 저평가되고 있는 유망주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저평가되고 있는, 앞으로 더 국민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유망한 정치인이라고 밝게 평가한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경우 다른 보수단체들과는 대조적으로 과거 운동권 출신이 많아 과거 같은 운동을 한 경험이 있는 손 전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김진홍 상임의장의 경우 과거 여러 차례 한나라당의 구태의연함을 공개리에 질타한 바 있어, 최근 손 전지사에 대한 호감 표시를 바라보는 다른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시선이 복잡하다.
지난 11일 보은 마로탄광에 들어간 손학규 전지사. ⓒ손학규 홈피
아직까지 보수진영의 평가는 아직까지 "손 전지사 지지율이 아무리 올라도 10%를 돌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나, 손 전지사 지지율이 10%가 될 경우 한나라당 대선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 지지율도 꿈틀대기 시작
이처럼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면서 손 전지사의 대중적 지지율에 이어 당내 지지율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16일에는 남경필, 정병국 의원 등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임태희 의원 등 중도파, 친이명박 계열로 알려진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의 박찬숙, 이계경, 공성진 의원 등이 손 전지사의 민심대장정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새정치수요모임의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손학규 전 지사를 포함한 대선 삼각구도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고 줄곧 주장하면서 벌써 3번이나 민심대장정에 동참했다. 그는 또 "뉴라이트 등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외연 확장"이라는 의미심장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소장파를 아예 '대장정파'라 바꿔 부르고 있기도 하다.
비주류 중진 홍준표 의원은 이미 "손학규가 떠야 한나라당이 안 깨진다"고 공공연히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당내 흐름을 반영하듯 최근 손 전지사의 당내 지지율에서도 완만하나마 변화의 모습이 읽히기 시작했다. 19일 <내일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42.6%로 1위, 박근혜 전 대표가 30.6%로 2위, 손학규 전 지사는 10%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여론조사기관의 7월 조사때의 6.8%, 8월 조사때의 8.2%에 이은 꾸준한 상승세다.
한길리서치의 홍영식 소장은 이와 관련, "손 전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데에는 한나라당 지지층보다 당 외의 지지세가 크게 작용한다는 게 특징"이라며 "이는 한나라당이 보수강경으로 가는 상황에서는 손 전지사가 당내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