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11일째 단식농성 중이던 문규현 신부(65)가 22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아직까지 혼수 상태로 알려져 정부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문 신부는 이날 오전 5시45분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성당에서 세수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이대목동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문 신부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2차례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신부는 목동병원에서 재차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오전 9시께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나 아직 의식불명 상태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문 신부의 혈압이 정상을 되찾는 등 일단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으나 문 신부의 체력이 워낙 쇠잔한 상태여서 아직 안심하기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신부는 지난 3월28일 계룡산에서 임진각까지 71일간 이명박 대통령의 각성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전국순례로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에서 지난 12일부터 용산참사 현장에서 단식농성을 했으며, 경찰과의 충돌이 잇따르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 상태가 크게 나빠졌다고 범대위 측은 전했다.
문 신부는 지난 12일 명동성당 시국기도회에서 "이제라도 망자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진실한 정책으로 유가족을 위로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해 적극적 사태 해결을 촉구한 뒤, 용산 참사 현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문 신부의 형인 문정현 신부는 문 신부가 중환자실으로 옮겨진 뒤 다시 용산참사 현장으로 돌아갔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다음달 2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시국기도회를 열 예정이어서, 정부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