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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국민행동 이틀째, 6만 운집

<현장>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주성영 성토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48시간 비상국민행동’ 이틀째 촛불문화제가 21일 오후 7시 25분께 시작됐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전날보다 많은 6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만명)이 시민들이 참석했고 현재까지도 참석자들이 계속해서 무대가 설치된 대한문 앞 태평로로 모이고 있다. 시민들은 대한문 앞에서 서울시청을 지나 프레스센터까지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역, 모래트럭 놓고 시민-경찰 대치

앞서 오후 5시 40분께 광화문 사거리를 기습점거했던 포탈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네티즌들은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않고 시청~광화문 사거리를 오가며 가두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가두행렬에는 일부 시민들도 합세하면서 5백여명을 넘어섰으며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을 전면 봉쇄하고 있다. 대책회의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공세에도 촛불이 꺼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환호하며 이날 최종 참석자가 10만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48시간 비상국민행동 이틀째를 맞은 21일 태평로 대한문 앞에 6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했다.ⓒ민주노총


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 촛불문화제를 마무리짓고 서울 도심 가두행진 후 청와대 진격 투쟁을 예정하고 있어 경찰과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대책회의는 또 전날 모래를 실은 트럭을 빼앗겨 무산된 ‘명박토성’ 쌓기를 위해 다시 모래 반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서울역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대책회의는 모래 운송트럭을 지키기 위해 급히 3천여명의 남성 시민들의 자원을 받아 긴급히 서울역 대치현장으로 향했다.

경찰, 110개 중대 배치하고 광화문 봉쇄

광화문, 청와대 일대에 1백10개 중대 1만여명의 병력을 배치한 경찰은 시민들의 모래 반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문화제의 화두는 정부의 한미 소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비판이었다. 시민들의 구호는 ‘꼼수를 그만두라, 국민을 물로 보냐’였다.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정부는 마치 벼랑끝 전술이라며 미국을 압박하는 척 포장했지만 결과는 미국에 다시 한번 놀아나고 우리의 검역주권과 건강권을 내준 협상으로 끝났다”며 “정부가 국민이 아닌 미국에 굴복하고 눈치를 보는 한 이 촛불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전문가 입장에서 조목조목 정부 추가협상 결과를 비판했다. 박 국장은 “오늘 정부가 또 한번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며 “정부는 스스로 90점짜리 협상이라고 말했지만 만점이 백점이 아니라 천점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대학로에서 서울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촛불행진단.ⓒ최병성 기자


"소고기 추가협상은 천점 만점에 90점"

그는 구체적으로 “정부는 이번 추가협상에서 30개월 미만에서 광우병위험물질이 안들어온다고 속였다”며 “실제로는 머리뼈와 척수를 비롯해 광우병위험물질이 모두 들어오도록 허용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국이 합의한 품질시스템평가(QSA : Quality System Assessment)에 대해서도 “이는 미국의 도축장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이고 미국 정부의 직접보증도 아니다”라며 “이걸 갖고 30개월 미만 소가 안들어 온다는데 큐에스에이로는 월령감별 못하고 광우병위험물질도 걸러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는 7월 2일 돌입하는 총파업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총파업은 촛불을 든 여러분들의 위대한 정신에 복무하겠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국민 건강권을 지키다가 감옥에 가더라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총파업 투쟁을 열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어린 딸과 함께 올라 온 이상훈씨는 “그저께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을 들으며 촛불을 봤다는데 재협상을 안하면 퇴진운동하겠다는 우리 목소리는 듣지 못한 것 같다”며 우리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촛불을 끄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를 ‘천민 민주주의’라고 폄하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자유발언에 나선 ‘고대녀’ 김지윤씨는 “입만 열면 망언을 쏟아내는 망언 폭탄 제조기가 100분 토론에서 또 한번 촛불집회는 천민 민주주의라고 말했다”며 “주 의원은 제 개인 뿐 아니라 국민을 명예훼손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주성영 의원은 우리의 촛불시위를 흠집내기 위해 저를 대국민 사기꾼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진짜 대국민 사기꾼은 미친소를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별로 바뀐것도 없는데 90점짜리 협상이라 포장하고 공기업 민영화를 선진화라고 말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을 연출한 김경형 감독도 연단에 올라 “한나라당의 주정뱅이 의원 하나가 촛불집회를 두고 천민민주주의라고 했는데 맞는 말 했다”며 “천심은 민심이고 우리는 천심을 대변하는 천민들이다”라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이어 “어떤 시나리오 작가도 영화감독도 연출 못하는 장면을 시민들이 직접 연출하는 것을 보며 전율하고 감동했다”며 “물대포 맞으며 온수 달라고 한 시위대, 경찰 방패에 맞으며 웃는 시위대, 연행차 타고도 닭장차 투어 떠난다고 풍자할 수 있는 시위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촛불을 계속 들자”고 말했다.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최병성 기자

대책회의, 국민토성 쌓고 청와대 행진 예정

한편, 보수단체가 열고 있는 ‘시국안정 및 경제안정 촉구 애국시민문화제’에서는 진보-보수 성향 시민들의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됐다. 대부분 어버이연합회, 재향군인회 소속 6, 70대 노인들인 이들은 현재까지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촛불문화제를 오후 9시 이전에 마무리하고 곧바로 서울 도심 행진을 취소하고 광화문으로 향해 청와대 진격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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