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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해체후 보수 민주당 의원과 합쳐야"

'친박' 김무성의 '보수신당 창당론' 파문, 소장파 등 강력 반발

한나라당에서 때아닌 '보수신당 창당' 논쟁이 불붙었다. 박근혜 전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깬 뒤 민주당의 보수적 호남의원 등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진수희 의원 등이 강력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무성 "호남 보수의원들과 보수신당 창당해야"

김무성 의원은 지난 12~13일 잇따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을 깬 후 신당을 만들어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헤쳐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전날인 11일 저녁 한화갑 민주당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회동을 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던 대표적 ‘친박’계 인사다.

김 의원은 12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선 “민주당에 보수쪽 의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 대 당 통합을 하게 되면 지분 싸움을 하게 되고 불협화음이 많이 나온다”며 “아예 한나라당을 깨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식으로 가야 한다”며 신당 창당 형식을 통한 민주당 보수파와의 연합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도 우파와 좌파가 섞여 있듯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라며 “제3의 당인 ‘중도보수당’을 만들어 정체성을 같이하는 (민주당) 호남 의원을 받아들이고, 한나라당의 진보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만들 ‘진보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 성향의 한나라당내 소장파들을 내보내고 대신 민주당의 보수 의원들을 끌어들이자는 주장이었다.

그는 “경상도, 전라도의 보수 의원들이 함께해야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인 지역감정이 실질적으로 해소된다”며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정해진 사람은 정치 지도력을 발휘해 반드시 신당을 만들어서 보수연합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음날인 13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정치 발전과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지금 당장이라도 당을 깨고 신당을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정해진 사람은 정치 지도력을 발휘해 반드시 신당을 만들어 보수연합을 완성해야 한다”고 재차 보수신당 창당을 주장했다.

박근혜 당대표 시절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김무성 당시 사무총장. ⓒ연합뉴스


진수희 "보수끼리만 모여도 집권 가능? 그것은 착시"

김 의원 주장은 당내외에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김 의장 주장이 박근혜 전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진정책' 차원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 전대표와 관계가 소원한 소장파 등을 배척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이에 15일 진수희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띄운 '김무성 의원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공개리에 김 의원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진 의원은 친박, 친이도 아닌 중도파로 분류되는 의원이다.

진 의원은 "어제 보도된 의원님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놀랍고 또 걱정이 되어 이 글을 쓴다"며 "이 발언을 의원님 개인 의견으로 그냥 지나치기에는 사무총장을 지내신 중진으로서 의원님이 가진 당내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만약 개인 의견을 넘어 이런 인식을 공유하는 분들이 당내에 많다면 현집권세력이 원하는 우리 한나라당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기에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국민과 당원들의 바람은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어 정권교체를 이루어 달라는 것이지, 인위적 정계개편을 통해 정권교체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의 당면과제는 정계개편이 아니라 내부통합을 더욱 강고하게 하고 도덕적 수준을 높여 대안적 집권세력으로서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계개편’ 발언은 국민과 당원들의 여망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이어 "의원님의 이런 생각이 혹여 “우리 사회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보수화되고 있고 보수세력의 결집만으로도 충분히 집권이 가능하다”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니다"며 "그러나 그것은 착시현상이라는 지적 또한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진 의원은 "의원님의 ‘정계개편’ 발언은 당내 대선주자간 권력투쟁과 내부분열의 산물로 국민들에게 비추어 질 수 있다"며 "왜냐하면 국민과 당원들이 지지하는 훌륭한 한나라당 후보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계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자연스럽고 의심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대표와 불펴한 관계인 소장파 원희룡 의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지지폭을 넓히기는커녕 대세론에 안주해 보수끼리 뭉치면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통합 철학과 집권 전략이 없는 것”이라며 맹성토하는 등 분란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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