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병태 위원, "<한겨레>는 선동삐라"
[3편의 전문] 강병태 칼럼, 한겨레 사설, 노컷뉴스 칼럼
이명박 당선인을 격찬한 고대교우회 <100년사>를 "명비어천가"라고 질타한 <한겨레> 신문 사설에 대해 <한국일보>의 강운태 수석논설위원이 14일 "신문의 기본을 내팽개치고 짓밟은 난동, 난설(亂說)"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한겨레>가 지난 9일자 사설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을 통해 "고대 교우회가 이명박 교우의 당선 이후 '승리의 새벽'을 구가하고 있다. 창립 100돌을 맞아 펴낸 교우회 100년사에 실린 '명'비어천가는 압권"이라며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문장은 한 오라기 지성의 흔적마저 지워 버렸다"고 질타하면서 시작됐다. <한겨레>는 당초 온라인판에는 <고대 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제목으로 글을 내놓냈다가 종이신문에서는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으로 제목을 바꿨다.
이에 대해 강운태 수석논설위원은 14일자 <한국일보>에 띄운 '마피아 본색'이란 칼럼을 통해 마피아의 연혁을 소개한 뒤, "낡은 상식을 얘기한 것은 ‘고대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지난 주 한겨레신문 사설이 황당하고 천박하기 이를 데 없음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며 "교우회가 펴낸 ‘100년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한껏 칭송하고, 그가 참석한 새해인사 모임이 ‘요란뻑적’ 했다고 해서 마치 국가권력 찬탈을 도모한 대역무도한 집단인양 매도한 것은 우습고도 개탄스럽다. 신문의 기본을 내팽개치고 짓밟은 난동, 난설(亂說)"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위원은 이어 "나는 ‘원조 패밀리’라는 TK출신에 고려대를 나왔다. 또 연락장교로 해병 빨간 명찰을 단 적이 있어 애정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고대 출신임을 밝힌 뒤, "그러나 어느 연분도 한겨레 사설이 떠든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으로 수많은 ‘형제급 동문’의 출세를 돕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TK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 등으로 엇갈렸다 다시 만나기를 거듭하는 거대한 사회집단을 협소한 패밀리, 패거리의 틀에 얽어 넣는 것은 도착(倒錯)이고 착란"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 위원은 결론적으로 "악에 받친 듯한 말투와 해괴한 논리로 스스로 패거리 본색을 드러낸 것은 무너진 전선을 다시 형성하려는 시도일 수 있겠다"며 <한겨레> 사설의 정파성에 의혹을 제기한 뒤, "그러나 전에도 지적했듯, 수구 ‘찌라시’를 욕하다 선동 ‘삐라’로 전락하는 것은 보기 딱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강 위원 글은 <한겨레> 사설에 대한 정면 비판이라는 점에서 <한겨레>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언론계에 일대 논쟁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강 위원 글 및 <한겨레> 사설과, 그리고 <한겨레> 사설에 하루 앞서 언론 가운데 가장 먼저 고대교우회 <100년사>를 신랄하게 비판한 CBS <노컷뉴스> 칼럼 전문.
강병태 수석논설위원의 '마피아 본색'(1월14일자)
마피아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 섬의 100여 지역 범죄집단, 이른바 패밀리들이 만든 느슨한 비밀결사를 일컫는다. 저들끼리는 코사 노스트라(Cosa Nostra)라고 부른다.
‘our thing’ 또는 ‘same thing’이란 뜻이라니, 우리 편 또는 같은 편이라는 말인 듯하다. 이들이 널리 알려진 것은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동부 이탈리아 이민사회에 다시 뿌리내린 데 따른 것이다. 마피아 패밀리들은 온갖 범죄영역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공권력을 제치고 대신하는 노릇까지 한다.
■이런 마피아의 본디 특색과 정체, 뭉뚱그려 본색에 관한 온라인 백과 Wikipedia의 풀이가 흥미롭다. 국가권력이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 사회현상 또는 문화이다.
이때 마피아는 그저 범죄조직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나아가 보호자를 자임하는 의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그 바탕은 과장된 자부심과 명예의식, 심지어 사회적 책임감이다. 공조직을 포함한 특정집단을 마피아로 부르는 것이 악의만은 아닌 것과 통한다.
■이런 마피아의 본디 특색과 정체, 뭉뚱그려 본색에 관한 온라인 백과 Wikipedia의 풀이가 흥미롭다. 국가권력이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 사회현상 또는 문화이다.
이때 마피아는 그저 범죄조직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나아가 보호자를 자임하는 의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그 바탕은 과장된 자부심과 명예의식, 심지어 사회적 책임감이다. 공조직을 포함한 특정집단을 마피아로 부르는 것이 악의만은 아닌 것과 통한다.
■낡은 상식을 얘기한 것은 ‘고대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지난 주 한겨레신문 사설이 황당하고 천박하기 이를 데 없음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해외 동포사회에서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의 유난한 결속력을 우스개 삼아 마피아에 빗댄다는 말은 들었다.
그러나 교우회가 펴낸 ‘100년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한껏 칭송하고, 그가 참석한 새해인사 모임이 ‘요란뻑적’ 했다고 해서 마치 국가권력 찬탈을 도모한 대역무도한 집단인양 매도한 것은 우습고도 개탄스럽다. 신문의 기본을 내팽개치고 짓밟은 난동, 난설(亂說)이다.
■나는 ‘원조 패밀리’라는 TK출신에 고려대를 나왔다. 또 연락장교로 해병 빨간 명찰을 단 적이 있어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어느 연분도 한겨레 사설이 떠든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으로 수많은 ‘형제급 동문’의 출세를 돕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
TK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 등으로 엇갈렸다 다시 만나기를 거듭하는 거대한 사회집단을 협소한 패밀리, 패거리의 틀에 얽어 넣는 것은 도착(倒錯)이고 착란이다.
악에 받친 듯한 말투와 해괴한 논리로 스스로 패거리 본색을 드러낸 것은 무너진 전선을 다시 형성하려는 시도일 수 있겠다. 그러나 전에도 지적했듯, 수구 ‘찌라시’를 욕하다 선동 ‘삐라’로 전락하는 것은 보기 딱하다.
<한겨레> 사설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1월9일자)
한국 사회엔 3대 ‘패밀리’가 있다고 한다.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려대 교우회가 그것이다. 굳이 서양 마피아에나 어울리는 ‘패밀리’ 호칭을 쓰는 이유는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이 다른 집단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한국에서 패밀리의 원조는 티케이(대구·경북)라고 해야 할 것이다. 티케이는 경부축 중심의 개발 과정에서 경제적 부를 쌓았고, 박정희 쿠데타 이래 30년 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정치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호남향우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또 결속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티케이와 비교된다. 그러나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호남인들이 살아남고자, 혹은 최소한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결속이라는 점에선, 지배블록 티케이와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해병전우회도 사실 결속력만 강할 뿐 다른 패밀리와 성격이 다르다. 이들을 움직이는 건 정치·경제적 동인이 아니다. 이들을 묶어주는 건 험한 군 경험뿐이다.
그런 점에서 티케이와 가장 닮은 건 고대 교우회다. 다른 대학은 동창회 혹은 동문회라고 하지만, 고대는 특별히 교우회라는 이름을 쓴다. ‘같은 학교의 우애 있는 친구’라는 뜻이다. 단순한 동문이 아니라 형제급 동문인 것이다. 그러니 결속력은 강할 수밖에. 게다가 고대 출신은 대한민국 3대 학벌을 형성하고 있다. 입법부나 행정부 사법부는 물론 웬만한 회사에도 고대 교우회가 꾸려져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막강 권력인맥이 형제급의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패거리로선 전성기의 티케이가 부럽지 않다.
그럼에도 고대 교우회는 권력을 계속 더 확대하려 한다. 더 많은 명망가를 확충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각종 행사를 통해 결속을 도모하고, 그 인맥을 통해 교우의 출세를 돕는다. 6개월짜리 최고위 과정만 밟아도 교우로 인정하는 건 그 일환이다. 자연자원 정책과정을 수료했을 뿐인 심형래씨는 ‘세계로 뻗어가는 자랑스런 심 교우’다.
그런 고대 교우회가 이명박 교우의 당선 이후 ‘승리의 새벽’을 구가하고 있다. 창립 100돌을 맞아 펴낸 교우회 100년사에 실린, ‘명’비어천가는 압권이었다.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문장은 한 오라기 지성의 흔적마저 지워 버렸다. 광신적 찬양과 선동이 넘치던 그 자리의 주인공은 이 당선인이었다. 패밀리의 일원으로서 그가 느낀 건 자부심일까 두려움일까.
CBS <노컷뉴스> 칼럼(1월8일자)
-민족 고대 100년을 울린 <고대교우회 100년사>
<고려대 100년사> 아닌 <고려대 교우회 100년사>이긴 하지만 해도 너무 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책은 “대통령 이명박” 이라는 제목을 달고 8 페이지에 걸쳐 이명박 당선인의 일대기를 기록해 좀 심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거기에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곡학아세'라 할 표현들이 수두룩하다.
“이 당선인은 하늘이 내리는 시련을 겪었다. 국민도 그의 한천작우하는 대망에의 도전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어차피 대선이 성인을 가리는 경연장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국민은 그 어떤 모략이 난무할지라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기나긴 대선레이스 동안 시종일관 엠비MB를 지켜주었다.”
“승리의 새벽이다. 이명박과 함께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왔다. 새 날, 새 하늘의 대명 아래서 참과 거짓이 갈리는 확연의 시간을 타종하고 있다. 미명 너머 저 편으로 물러나는 낡은 광신자들의 사상의 질곡을 향하여, 집권 좌파의 역주행이 결과한 국정파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통렬한 빚 갚음이 그것이다.”
지난해 12월 31일 6천부가 인쇄돼 이미 당선 축하회를 통해 1천6백부가 배포됐고 회원과 각급 도서관에 보내질 예정이다.
이명박 당선인을 낯 뜨거운 찬사로 추켜세운 것이야 집안 식구끼리니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 ‘낡은 광신자’, ‘집권좌파의 역주행’, ‘이명박과 함께 기다려온 인고의 시간, 승리의 새벽’ 이라고 표현한 것은 거의 우익단체의 투쟁 선전지 수준이다.
4.19 혁명의 불길을 지폈다는 4.18 민족고대 정신은 어디갔나. “고대교우회, 이제부터 당신을 우익단체로 인정합니다”
문제의 발단은 <한겨레>가 지난 9일자 사설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을 통해 "고대 교우회가 이명박 교우의 당선 이후 '승리의 새벽'을 구가하고 있다. 창립 100돌을 맞아 펴낸 교우회 100년사에 실린 '명'비어천가는 압권"이라며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문장은 한 오라기 지성의 흔적마저 지워 버렸다"고 질타하면서 시작됐다. <한겨레>는 당초 온라인판에는 <고대 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제목으로 글을 내놓냈다가 종이신문에서는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으로 제목을 바꿨다.
이에 대해 강운태 수석논설위원은 14일자 <한국일보>에 띄운 '마피아 본색'이란 칼럼을 통해 마피아의 연혁을 소개한 뒤, "낡은 상식을 얘기한 것은 ‘고대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지난 주 한겨레신문 사설이 황당하고 천박하기 이를 데 없음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며 "교우회가 펴낸 ‘100년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한껏 칭송하고, 그가 참석한 새해인사 모임이 ‘요란뻑적’ 했다고 해서 마치 국가권력 찬탈을 도모한 대역무도한 집단인양 매도한 것은 우습고도 개탄스럽다. 신문의 기본을 내팽개치고 짓밟은 난동, 난설(亂說)"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위원은 이어 "나는 ‘원조 패밀리’라는 TK출신에 고려대를 나왔다. 또 연락장교로 해병 빨간 명찰을 단 적이 있어 애정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고대 출신임을 밝힌 뒤, "그러나 어느 연분도 한겨레 사설이 떠든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으로 수많은 ‘형제급 동문’의 출세를 돕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TK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 등으로 엇갈렸다 다시 만나기를 거듭하는 거대한 사회집단을 협소한 패밀리, 패거리의 틀에 얽어 넣는 것은 도착(倒錯)이고 착란"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 위원은 결론적으로 "악에 받친 듯한 말투와 해괴한 논리로 스스로 패거리 본색을 드러낸 것은 무너진 전선을 다시 형성하려는 시도일 수 있겠다"며 <한겨레> 사설의 정파성에 의혹을 제기한 뒤, "그러나 전에도 지적했듯, 수구 ‘찌라시’를 욕하다 선동 ‘삐라’로 전락하는 것은 보기 딱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강 위원 글은 <한겨레> 사설에 대한 정면 비판이라는 점에서 <한겨레>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언론계에 일대 논쟁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강 위원 글 및 <한겨레> 사설과, 그리고 <한겨레> 사설에 하루 앞서 언론 가운데 가장 먼저 고대교우회 <100년사>를 신랄하게 비판한 CBS <노컷뉴스> 칼럼 전문.
강병태 수석논설위원의 '마피아 본색'(1월14일자)
마피아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 섬의 100여 지역 범죄집단, 이른바 패밀리들이 만든 느슨한 비밀결사를 일컫는다. 저들끼리는 코사 노스트라(Cosa Nostra)라고 부른다.
‘our thing’ 또는 ‘same thing’이란 뜻이라니, 우리 편 또는 같은 편이라는 말인 듯하다. 이들이 널리 알려진 것은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동부 이탈리아 이민사회에 다시 뿌리내린 데 따른 것이다. 마피아 패밀리들은 온갖 범죄영역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공권력을 제치고 대신하는 노릇까지 한다.
■이런 마피아의 본디 특색과 정체, 뭉뚱그려 본색에 관한 온라인 백과 Wikipedia의 풀이가 흥미롭다. 국가권력이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 사회현상 또는 문화이다.
이때 마피아는 그저 범죄조직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나아가 보호자를 자임하는 의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그 바탕은 과장된 자부심과 명예의식, 심지어 사회적 책임감이다. 공조직을 포함한 특정집단을 마피아로 부르는 것이 악의만은 아닌 것과 통한다.
■이런 마피아의 본디 특색과 정체, 뭉뚱그려 본색에 관한 온라인 백과 Wikipedia의 풀이가 흥미롭다. 국가권력이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데서 비롯된 사회현상 또는 문화이다.
이때 마피아는 그저 범죄조직이 아니라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나아가 보호자를 자임하는 의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그 바탕은 과장된 자부심과 명예의식, 심지어 사회적 책임감이다. 공조직을 포함한 특정집단을 마피아로 부르는 것이 악의만은 아닌 것과 통한다.
■낡은 상식을 얘기한 것은 ‘고대교우회의 마피아 본색’이란 지난 주 한겨레신문 사설이 황당하고 천박하기 이를 데 없음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해외 동포사회에서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의 유난한 결속력을 우스개 삼아 마피아에 빗댄다는 말은 들었다.
그러나 교우회가 펴낸 ‘100년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한껏 칭송하고, 그가 참석한 새해인사 모임이 ‘요란뻑적’ 했다고 해서 마치 국가권력 찬탈을 도모한 대역무도한 집단인양 매도한 것은 우습고도 개탄스럽다. 신문의 기본을 내팽개치고 짓밟은 난동, 난설(亂說)이다.
■나는 ‘원조 패밀리’라는 TK출신에 고려대를 나왔다. 또 연락장교로 해병 빨간 명찰을 단 적이 있어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어느 연분도 한겨레 사설이 떠든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으로 수많은 ‘형제급 동문’의 출세를 돕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
TK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 등으로 엇갈렸다 다시 만나기를 거듭하는 거대한 사회집단을 협소한 패밀리, 패거리의 틀에 얽어 넣는 것은 도착(倒錯)이고 착란이다.
악에 받친 듯한 말투와 해괴한 논리로 스스로 패거리 본색을 드러낸 것은 무너진 전선을 다시 형성하려는 시도일 수 있겠다. 그러나 전에도 지적했듯, 수구 ‘찌라시’를 욕하다 선동 ‘삐라’로 전락하는 것은 보기 딱하다.
<한겨레> 사설 '고대 교우회의 빗나간 동문 사랑'(1월9일자)
한국 사회엔 3대 ‘패밀리’가 있다고 한다.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려대 교우회가 그것이다. 굳이 서양 마피아에나 어울리는 ‘패밀리’ 호칭을 쓰는 이유는 결속력, 목표의식, 실행력이 다른 집단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한국에서 패밀리의 원조는 티케이(대구·경북)라고 해야 할 것이다. 티케이는 경부축 중심의 개발 과정에서 경제적 부를 쌓았고, 박정희 쿠데타 이래 30년 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정치 권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호남향우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또 결속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티케이와 비교된다. 그러나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호남인들이 살아남고자, 혹은 최소한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결속이라는 점에선, 지배블록 티케이와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해병전우회도 사실 결속력만 강할 뿐 다른 패밀리와 성격이 다르다. 이들을 움직이는 건 정치·경제적 동인이 아니다. 이들을 묶어주는 건 험한 군 경험뿐이다.
그런 점에서 티케이와 가장 닮은 건 고대 교우회다. 다른 대학은 동창회 혹은 동문회라고 하지만, 고대는 특별히 교우회라는 이름을 쓴다. ‘같은 학교의 우애 있는 친구’라는 뜻이다. 단순한 동문이 아니라 형제급 동문인 것이다. 그러니 결속력은 강할 수밖에. 게다가 고대 출신은 대한민국 3대 학벌을 형성하고 있다. 입법부나 행정부 사법부는 물론 웬만한 회사에도 고대 교우회가 꾸려져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막강 권력인맥이 형제급의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패거리로선 전성기의 티케이가 부럽지 않다.
그럼에도 고대 교우회는 권력을 계속 더 확대하려 한다. 더 많은 명망가를 확충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각종 행사를 통해 결속을 도모하고, 그 인맥을 통해 교우의 출세를 돕는다. 6개월짜리 최고위 과정만 밟아도 교우로 인정하는 건 그 일환이다. 자연자원 정책과정을 수료했을 뿐인 심형래씨는 ‘세계로 뻗어가는 자랑스런 심 교우’다.
그런 고대 교우회가 이명박 교우의 당선 이후 ‘승리의 새벽’을 구가하고 있다. 창립 100돌을 맞아 펴낸 교우회 100년사에 실린, ‘명’비어천가는 압권이었다. 치졸하기 짝이 없는 문장은 한 오라기 지성의 흔적마저 지워 버렸다. 광신적 찬양과 선동이 넘치던 그 자리의 주인공은 이 당선인이었다. 패밀리의 일원으로서 그가 느낀 건 자부심일까 두려움일까.
CBS <노컷뉴스> 칼럼(1월8일자)
-민족 고대 100년을 울린 <고대교우회 100년사>
<고려대 100년사> 아닌 <고려대 교우회 100년사>이긴 하지만 해도 너무 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책은 “대통령 이명박” 이라는 제목을 달고 8 페이지에 걸쳐 이명박 당선인의 일대기를 기록해 좀 심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거기에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곡학아세'라 할 표현들이 수두룩하다.
“이 당선인은 하늘이 내리는 시련을 겪었다. 국민도 그의 한천작우하는 대망에의 도전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어차피 대선이 성인을 가리는 경연장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국민은 그 어떤 모략이 난무할지라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기나긴 대선레이스 동안 시종일관 엠비MB를 지켜주었다.”
“승리의 새벽이다. 이명박과 함께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왔다. 새 날, 새 하늘의 대명 아래서 참과 거짓이 갈리는 확연의 시간을 타종하고 있다. 미명 너머 저 편으로 물러나는 낡은 광신자들의 사상의 질곡을 향하여, 집권 좌파의 역주행이 결과한 국정파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통렬한 빚 갚음이 그것이다.”
지난해 12월 31일 6천부가 인쇄돼 이미 당선 축하회를 통해 1천6백부가 배포됐고 회원과 각급 도서관에 보내질 예정이다.
이명박 당선인을 낯 뜨거운 찬사로 추켜세운 것이야 집안 식구끼리니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 ‘낡은 광신자’, ‘집권좌파의 역주행’, ‘이명박과 함께 기다려온 인고의 시간, 승리의 새벽’ 이라고 표현한 것은 거의 우익단체의 투쟁 선전지 수준이다.
4.19 혁명의 불길을 지폈다는 4.18 민족고대 정신은 어디갔나. “고대교우회, 이제부터 당신을 우익단체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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