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의 의미와 우리의 대책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의 의미(意味)에 대해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설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특정 각도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피상적인 관찰에 통찰력이 부족했고 심도깊은 분석의 힘이 떨어졌다.
이번 테러지원국 해제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성과이며 김정일 핵전략의 승리이다. 혹자는 이번 해제건으로 북한이 당장 혜택을 입는 것이 아닌 ''상징적인 차원''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볼 때 참으로 답답한 소리이다. 북한이 다른 방법으로는 약 20년에 걸쳐서 못이룬 목표를 결국 핵개발을 통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냈다. 사정하고 부탁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관철(貫徹)해서 이룬 것이다. 핵시비(核是非)의 상징적인 성과가 아니라 핵도박(核賭博)의 본질적인 성취이다.
결국 북한이 염원한 문제해결에서 해결이 안되는 것을 해결한 것은 바로 ''핵무기의 힘''이다. 민주주의의 힘도 아니었고 개혁개방의 힘도 아니었다. 앞으로 ''북한의 핵포기가 어렵겠구나''하는 것을 직감(直感)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근본적으로 이번 사태는 피상적인 협상타결이나 당근제시가 아니라, 김정일의 ''핵도박'' 내지 ''핵전략''의 실질적인 승리의 결과이자 징표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대로 모든 상황이 흘러간다면 앞으로 많은 것이 김정일이나 그 후속 세력의 농간에 놀아날 우려가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일단은 부시 대통령에 대해 유감과 항의를 표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근본적인 비난을 할 상대는 아닐 수 밖에 없다. 핵개발을 감행한 김정일은 자기 입장에서는 자기의 이익에 충실한 극히 이기(利己)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그 자(者)를 규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김정일의 핵개발을 직간접적으로 돕거나 허용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문책(問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난 10년간 수면위로 떠올라 활약하던 친북종김세력도 그 죄(罪)를 물어야 한다. 이번 해제건을 환영했던 현 정권이나 그 관리들도 딱할 정도로 한심(寒心)하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비협조로 북핵을 막고 싶어도 막지 못했으니 부시 대통령도 우리에게 얼마나 답답하고 감정(憾情)이 많았겠는가.
근원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이 잘못이다. 그런 친북세력을 방관한 것도, 그런 정권들의 탄생과 정책을 허용한 것도, 바로 우리 국민들의 방관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투표로 국민들의 의사가 그렇게 표출되었던, 아니면 항간의 소문대로 전자개표기에 속아서 그렇게 됐던 간에 그런 모든 것을 허용하고 대북정책과 지원을 방관한 것은 바로 우리 국민들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모든 결과는 우리 국민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할 수도 있다.
지난 정권의 잘못으로 인해 한미동맹의 훼손이 심각하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는 동안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그 뿌리부터 흔들렸다. 아직도 예전의 그 끈끈했던 동맹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에 둔감(鈍感)한 사람이다. 이라크 파병문제나 전시작전권 문제는 동맹의지를 나타내는 시금석(試金石)이었다. 심지어 동맹국의 관리를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스파이 사건에 연루시키기도 했다.
한미(韓美)간 동맹 복원은 사실상 원상회복(原狀回復)이 불가능하다. 차선책으로 ''최대한 복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지난 정권들 시절 미국은 한국에 대해 깊은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고 말았다. 다만 미국은 세계전략을 짜야하는 대국(大國)이기 때문에 동북아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 따라 그에 맞게 적당하게 대우해 줄 것이다. 올해 한국에서도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고 미국도 곧 권력교체기인 만큼 동맹 복원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고전(苦戰)하고 있다. 수많은 사상자(死傷者)가 나오고 있고 막대한 물적 자원이 소모되고 있는 형편이다. 막대한 전비(戰費)로 인해 미국 정부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고 장기간의 전쟁으로 군인들의 가정이 해체(解體)되는 등 미국사회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미국이 어려울 때 우리는 도와야 한다.
더구나 동맹(同盟)이란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단순한 친구가 아니다. 한쪽이 어려울 때 손익(損益)이나 이유(理由) 여하를 막론하고 일단은 무조건(無條件)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동맹의 정신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에서 지금도 ''피를 뿌리고 있는'' 미국을 우리가 외면(外面)하면서도, 김정일이나 제2의 김일성에 의해 우리가 다급한 처지에 처했을 때 과연 미국한테 손을 벌릴 수 있을까? 그때 미국이 우리한테 흔쾌히 무조건적으로 즉각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까? 이런 점을 생각해 보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것은 일말의 가능성과 우려에도 빈틈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국군 전투부대(戰鬪部隊)가 파병(派兵)되어야 한다. 우리가 희망하기는 화끈하게 2개 사단 정도로 준비해서 이라크에 1개 사단, 아프가니스탄에 1개 사단을 보내는 것을 생각해 볼 만하다. 국내 상황에 따라 파병규모를 줄이더라도 반드시 전투병을 보내야하며, 이런 파병안을 즉각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 의무병이나 공병대가 아니라 반드시 대규모 전투병이 가야지만, 본질적으로 훼손된 한미동맹에 대해 미국 조야(朝野)에서 다시 생각해 볼 여지(餘地)라도 만들어 볼 수가 있다.
''한미동맹의 원상회복''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차선책으로 ''전통적 한미동맹관계의 최대한 복구''를 목표로 하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국군 전투부대를 파병하는 것으로 그 실질적인 첫단추를 끼울 것을 우리는 제안(提案)한다.
http://www.koreareview.co.kr/part8/2008/910164.p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