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美 부시 행정부의 北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을 규탄한다
최근 미국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해주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고, 북한은 재가동 의사를 밝혔던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다시 착수하기로 합의됐다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이달 초 방북한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 당국자 간의 회담에서 그동안 이견을 보였던 핵 검증 방식에 대한 합의를 토대로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어떠한 뒷거래가 있었는지, 북한의 핵실험이나 핵수출의 협박은 없었는지는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이와 같은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에 대해 우리는 강력히 규탄한다.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움직임과 방침은 대단히 무원칙하고 비전략적인 처사이며, 현실의 악(惡)에 굴복해 타협을 선택한 결과로써, 세계 민주주의의 지도적 국가로서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크게 실망스러운 조치이다.
북한의 김정일과 핵심추종세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다. 6자회담이니,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가 진정성이 결여된 말장난에 불과한 내용들이다. 북한은 체제의 유지와 보장, 식량난과 경제난의 돌파구, 對美관계 정상화와 對南전략(또는 對南적화전략)을 위해 핵무기는 결코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북한과 김정일의 테러 행위와 테러지원 행위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수많은 아까운 인명을 앗아간 흉포하고 잔인한 테러 국가와 테러리스트에 대해서 이렇게 면죄부(免罪符)를 준다는 것은 세계시민의 정의감과 상식의 판단기준에 비추어 볼 때 대단히 정의롭지 못하고 비상식적인 결정이다.
중동지역의 극단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과연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과 북한의 철권독재자 김정일이 국제 테러리즘의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결국 오사마 빈 라덴과 김정일의 유일한 근본적인 차이점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 아니냐는 그 차이가 아닌가?
아무리 흉악무도한 테러를 일삼았던 집단이라 할지라도 강력한 힘을 보유하는 경우에는 테러집단이 아니라 정상집단이 되고 마는 것이다. 테러에 대한 사전정의를 다시 해야할 판이다. 테러행위는 부차적인 문제이며 세계 최강대국도 무시못할 강력한 물리력을 가지게 되는 경우는 테러국가는 더 이상 테러국가가 아닌 것이다.
세계시민들과 우리 국민들을 우롱하는 미국과 북한의 이러한 어색한 왈츠풍의 기괴한 댄스(dance) 시도는 그 끝이 좋지 않을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왜냐하면 이번 합의에 숨겨진 동상이몽(同牀異夢)의 의도를 미국과 북한은 서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부시 대통령이 국내외 자신의 실정(失政)으로 아무리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무원칙한 테러지원국 해제 방침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한 처사이다. 당장의 평가와 인기나 지지율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역사의 준엄한 평가와 미국의 진정한 국익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결정은 크게 잘못된 것임을 부시 대통령은 깨달아야 한다.
아무리 풀기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가장 기초부터 차근차근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코리아리뷰 社說]
Published: October 10, 2008
http://www.koreareview.co.kr/part8/2008/910104.p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