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 '2차 적신호' 켜졌나
'2차 세계금융위기' 도래 공포에 '한반도 리스크' 가세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급등한 1,46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간 87원이나 급등했다. 지난해 연말 환율과 비교하면 220원 가까이 수직 폭등하며, 아시아 10개 통화중 가장 큰 폭의 폭등세를 보였다. 정부가 지난해말 외환보유고를 축내며 인위적으로 환율을 끌어내린 데 대한 인과응보인 셈이다.
환율 폭등의 1차적 주범은 외국인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주식을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1조1천62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10대 세계자산운용사중 7개사가 한국주식을 팔겠다고 하더니, 실제로 행동에 옮긴 양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패대기치는 것은 한국경제 전망이 날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우선 수출 급감폭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이러다가 경상수지가 흑자는커녕 적자를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동유럽 집단 디폴트설, 영국-아일랜드-두바이 디폴트설, 미국 상업은행 지급불능설 등이 난무하면서 '2차 세계금융위기'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셀 코리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미국 2조달러 국채발행 등 선진국이 올해 수조달러의 국채를 발행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국채를 무더기 매도하면서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가세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채권을 무더기 매도할 경우 올해 최대 773억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여기에다가 북한의 무력충돌 경고 등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울고 싶은 때 뺨 때려준 꼴이 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국 기피증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신용위험도 급속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인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왑(CDS) 가산금리는 17일 현재 4.12%포인트로 작년 말에 비해 0.96%포인트나 폭등했다. 이는 작년 12월5일 이후 두달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최근 시중은행들의 달러 기근 현상은 다시 심해져 롤오버가 거의 안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외국계 사이에선 한국이 미연준(FRB)으로부터 얻어온 300억달러 통화스왑도 내달에 모두 소진하면서 그후 외환보유고 2천억달러 마지노선도 무너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18일 "한국은 한.미 통화스왑 300억달러 중 1월까지 이미 164억달러를 사용했으며 원화의 취약도가 아시아 지역 내에서 가장 크다"며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500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원화가 '불량화폐'가 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경제가 '불량경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왜 불량경제로 인식되는지 원인을 정확히 찾아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우선적으로 남북긴장 고조라는 컨트리 리스크부터 낮추고, 기업-금융-산업 구조조정 마스터플랜을 신속히 마련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그나마 작금의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더이상 우왕좌왕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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