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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당, 발목 잡지말고 이명박 도와야"

성한용 칼럼, 대선전엔 "반동의 시대가 오고 있다. 두렵다"

<한겨레>가 26일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하며 언론은 무책임한 보도로 혼선을 일으켜선 안되며 이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한용 "집권세력 대선 패배는 盧정권 심판 아닌 임무교대 명령"

성한용 선임기자는 이날 '이명박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통해 우선 대선 참패와 관련, "집권 세력은 올해 대선에서 졌다. 왜 그렇게 됐을까"라며 "07년 정권교체를 그냥 ‘현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07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메시지는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은 수고가 많았다. 이제 좀 쉬어라. 경제를 살리는 것은 아무래도 여러분들이 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정도일 것"이라며 "일종의 ‘임무교대 명령’인 셈"이라고 세간 민심과는 상당히 다른 평가를 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다. 이명박 당선자가 착각하면 안 된다. 유권자들은 세상이 10년 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명박 당선자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검찰, 경찰, 국세청, 정보기관을 대통령이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 금권선거를 부활시키면 안 된다. 남북관계를 대결구도로 끌고가면 안 된다. 복지 예산을 줄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꼭 해야 할 일도 있다.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중소기업을 일으켜야 한다.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부패를 추방해야 한다"며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이명박 비판론자들에게 돌려 "선거가 끝난 뒤 이명박 당선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이 많다. '머지 않아 부동산값은 폭등하고 물가가 오를 것이다.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이명박은 독단과 오만의 정치를 할 것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다'"라며 "그러면 안 된다. 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이명박 당선자는 내년 2월25일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명박 당선자는 성공해야 한다. 실패하면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다"며 "우리 모두 그를 도와야 한다. 한나라당은 정치적으로 그를 뒷받침해야 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언론은 무책임한 추측 보도로 혼선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감시해 줘야 한다. 오만해지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는 메시아가 아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신당과 언론은 이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 당선자는 통합의 정치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대선 전에는 "반동의 시대를 피해갈 수 없다. 두렵다"

성 선임기자의 칼럼은 일반론적 관점에서 보면 그다지 문제될 게 없다. 무정부주의자가 아닌 이상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인정하고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당연한 원리이기 때문.

그러나 26일 오후 인터넷 한겨레에 상당시간 톱으로 실린 성 선임기자 글에는 비판 댓글이 적지않이 달렸다. 대선직전 그가 썼던 칼럼들과 맥을 크게 달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예로 그는 지난 5일 '이명박과 정몽준의 대한민국'이란 칼럼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정몽준 의원 영입을 지적하며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 당선자도 '짠돌이'로 유명하다는 에리카 김 주장을 소개한 뒤, "돈과 권력은 본디 친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다 가지면 문제가 생긴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는 산업화 이후 근대국가를 유지해 온 기본 원리"라고 지적했었다. 그는 또 "이명박 후보의 선거구호는 ‘성공’이다. 이 시대의 성공은 돈을 뜻한다. 이게 먹히고 있다. 2007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돈이라는 얘기"라며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직마저 돈에 넘기려는 것이 지금의 세태다. 이명박과 정몽준의 연대는 그래서 더욱 더 걱정스럽다. 돈과 권력이 마침내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에게는 어떤 미래가 다가올까? 두렵다"고 말했었다.

그는 앞서 11월13일 '반동의 시대'라는 칼럼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아들딸 위장취업을 지적하며 "회사에 자식들의 이름을 올려놓고 월급을 타 먹게 하는 것은 ‘졸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질타한 뒤, "그래도 이명박 후보는 굳건하다. 세상이 조금 미쳐가는 것 같다"며 이후보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그는 또 "과거에는 대학교수가 존경받았지만, 지금은 빌딩 한 채 가진 사람이 더 존경받는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돈을 벌어야 성공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돈을 상징한다"며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반동의 시대를 피해 갈 수는 없다"며 도래할 이명박 시대를 '반동'으로 규정했었다. 그는 "그러나 유권자들이 지혜로우면 우회할 수도 있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가 한다. 대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유권자가 져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반동을 택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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