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백해룡 충돌. 동부지검 "백해룡 '셀프수사' 안돼"
백해룡 "합동수사팀은 불법단체" vs 동부지검 "합수팀장 교체 불가"
백해룡 경정은 13일 <조선일보>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합동수사팀은 내가 불법 단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사 인력을 지원해 주면 새로운 팀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동부지검장에게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검경 합동수사팀에 백 경정을 합류시키라고 했으나, 백 경정은 사실상 새로운 수사팀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
백 경정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이나 법무장관실에서 ‘방향이 이렇다’라고 언질을 주면 좋을 텐데”라며 “대통령께서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했으니까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인력이나 자원을 지원해주지 않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은 14일 언론 공지를 통해 "백 경정은 수사외압·은폐 의혹의 고발인 또는 피해자의 지위"라며 "본인이 고발한 사건 등을 '셀프 수사'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 경정이 파견될 경우 의사를 존중해 기존 합동수사팀과 구분된 별도 수사팀을 구성하되, 인천지검 마약 밀수사건 수사 은폐 의혹 등 백 경정이 피해자가 아닌 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부지검 합수팀은 지난 6월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정부기관 합동으로 출범했다. 합수팀의 지휘권은 지난 8월 대검찰청에서 서울동부지검장으로 넘어와 임은정 지검장이 수사를 이끌고 있다.
동부지검은 "동부지검장은 지난 8월 합동수사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인계받아, 관련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했고, 매일 수사팀의 수사상황을 챙기면서 수사팀의 수사역량과 의지를 확인하고 깊이 신뢰하고 있으며, 현재 수사팀 구성원들과 원팀을 이뤄 함께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부지검은 또 백 경정의 기존 합수팀 해체 및 수사팀 교체 주장 등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이미 4개월간 방대한 수사가 착실히 진행돼 합수팀장을 교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백 경정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합수단은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치지 않은 '불법단체'"라면서 "합수단 구성하도록 지휘한 검찰지휘부 경찰지휘부 모두 마약게이트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합수단 단장은 마약게이트 덮어주고 승진한 사람"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별도의 수사팀으로 꾸리기로 한 데 대해 "불법단체 합수단 20명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수사 의지나 능력이 있는 지도 모르는 누군가 4명을 받아 한쪽에 백해룡 수사팀(5명)을 붙여놓겠다는 것"이라며 "백해룡이 실질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해서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최소한 조치가 필요하다. 수사하려는 사람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과 최소한의 인원(25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지난 12일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동부지검의 합동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파견하라고 지시하면서 '위법 수사지시' 논란에 이어, 이번엔 백 경장과 임 지검장이 충돌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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