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중 열병식…南 향해 "가장 적대적인 국가"
러시아 앞에서 파병군 부대 진군하며 희생 부각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은 세찬 빗줄기 속에도 첨단무기의 위용을 과시하는 화려한 모습을 연출했다.
올해도 야간에 강한 조명을 동원해 극적인 효과를 노렸으며, 초청된 외국 귀빈들 앞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대거 선보이며 '무기 세일즈'의 장을 방불케 했다.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4시부터 1시간55분에 걸쳐 전날 밤 10시 열린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 강원도 제1군단 소개하며 "가장 적대적 적과 대치"
열병식은 북한의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마가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대형 전광판에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근육질의 특수부대가 불붙은 몽둥이를 머리로 깨부수고 맨몸으로 얼음과 쇠사슬을 제거하며 강인함을 과시했다.
잠수함에서 은밀히 빠져나온 병력이 바닷물에서 떠올라 사격하는 모습도 담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내부 연회실에서 TV로 영상을 지켜보다 정각 10시가 돼 주석단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장병들은 "김정은 결사옹위", "절대충성", "절대복종"을 외쳤고 플래시몹으로 '백전백승', '혁명강군', '일당백'을 형상화했다.
이어 각군의 진군이 시작됐다.
중앙TV는 북한 강원도 회령군에 위치한 제1군단이 등장할 때 "공화국 남쪽 국경의 강철 보루"라며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의 첨예한 대치선에서 우리의 사상, 우리의 제도를 굳건히 사수하는 무적의 강병들을 이끌어 일선 영장들이 서릿발 장검을 빗겨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열병식 연설에서 한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남한이 '적대적인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앙TV는 러시아 파병 부대인 '특수작전군종대'가 진군할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줬다. 러시아를 향해 자신들의 희생을 부각하는 메시지가 읽힌다.
특히 특수작전군종대를 "쿠르스크 해방 작전을 지휘한 전용찬 소장(별 한 개)"이 이끈다고 소개했는데, 전용찬은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등장한 이름이다.
아울러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원로들의 사진을 높이 들고 진군하는 순서에서 카메라는 김정은의 후계자 시설 스승인 현철해 전 국방성 총고문 사진을 클로즈업하며 예우했다.
◇ 주애는 결국 등장 안 해…김정은, 중국 총리와 포옹도
일각에선 평양에 9일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10일에도 온종일 이어지면서 열병식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중앙TV 카메라에는 진군하는 군인들 머리 위로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계속 잡혔다. 주민들도 흠뻑 젖은 채 인공기를 흔들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국 귀빈들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우중 열병식을 강행한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판단이 자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열병식을 강행하면 외교상 예의가 아닐 수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상업적' 무기 역량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새 ICBM 화성-20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대거 공개했는데, 실제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메드베데프 부의장 등은 각자 앞에 설치된 개인용 모니터를 참고하며 열병식을 주의 깊게 참관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열병식에 북한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싱가포르 출신 사진작가 아람판 씨 등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이 중앙TV에 수차례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끝내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내 펑리위안 여사와 손님들을 영접한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리설주 여사의 등장도 없었다. 다른 귀빈들도 부부 동반을 하지 않았다.
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열병식 참관을 마친 뒤 중국 리 총리와 포옹하고 러시아 메드베데프 부위원장과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여주며 '국제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애가 등장하면 자칫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 "이번 열병식은 군사 분야로만 초점이 맞춰지길 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야간에 강한 조명을 동원해 극적인 효과를 노렸으며, 초청된 외국 귀빈들 앞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대거 선보이며 '무기 세일즈'의 장을 방불케 했다.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4시부터 1시간55분에 걸쳐 전날 밤 10시 열린 열병식을 녹화중계했다.
◇ 강원도 제1군단 소개하며 "가장 적대적 적과 대치"
열병식은 북한의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마가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대형 전광판에 상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근육질의 특수부대가 불붙은 몽둥이를 머리로 깨부수고 맨몸으로 얼음과 쇠사슬을 제거하며 강인함을 과시했다.
잠수함에서 은밀히 빠져나온 병력이 바닷물에서 떠올라 사격하는 모습도 담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내부 연회실에서 TV로 영상을 지켜보다 정각 10시가 돼 주석단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장병들은 "김정은 결사옹위", "절대충성", "절대복종"을 외쳤고 플래시몹으로 '백전백승', '혁명강군', '일당백'을 형상화했다.
이어 각군의 진군이 시작됐다.
중앙TV는 북한 강원도 회령군에 위치한 제1군단이 등장할 때 "공화국 남쪽 국경의 강철 보루"라며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의 첨예한 대치선에서 우리의 사상, 우리의 제도를 굳건히 사수하는 무적의 강병들을 이끌어 일선 영장들이 서릿발 장검을 빗겨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열병식 연설에서 한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남한이 '적대적인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앙TV는 러시아 파병 부대인 '특수작전군종대'가 진군할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줬다. 러시아를 향해 자신들의 희생을 부각하는 메시지가 읽힌다.
특히 특수작전군종대를 "쿠르스크 해방 작전을 지휘한 전용찬 소장(별 한 개)"이 이끈다고 소개했는데, 전용찬은 북한 매체를 통해 처음 등장한 이름이다.
아울러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원로들의 사진을 높이 들고 진군하는 순서에서 카메라는 김정은의 후계자 시설 스승인 현철해 전 국방성 총고문 사진을 클로즈업하며 예우했다.
◇ 주애는 결국 등장 안 해…김정은, 중국 총리와 포옹도
일각에선 평양에 9일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10일에도 온종일 이어지면서 열병식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중앙TV 카메라에는 진군하는 군인들 머리 위로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계속 잡혔다. 주민들도 흠뻑 젖은 채 인공기를 흔들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국 귀빈들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우중 열병식을 강행한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판단이 자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열병식을 강행하면 외교상 예의가 아닐 수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상업적' 무기 역량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새 ICBM 화성-20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대거 공개했는데, 실제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메드베데프 부의장 등은 각자 앞에 설치된 개인용 모니터를 참고하며 열병식을 주의 깊게 참관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열병식에 북한을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싱가포르 출신 사진작가 아람판 씨 등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이 중앙TV에 수차례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끝내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내 펑리위안 여사와 손님들을 영접한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리설주 여사의 등장도 없었다. 다른 귀빈들도 부부 동반을 하지 않았다.
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열병식 참관을 마친 뒤 중국 리 총리와 포옹하고 러시아 메드베데프 부위원장과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여주며 '국제적인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애가 등장하면 자칫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 "이번 열병식은 군사 분야로만 초점이 맞춰지길 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