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양강구도' 흔들리자 최재형 신속 행보
8월 국민의힘 입당해 국민 단일후보 쟁취 목표 세운듯
그러면서 "오늘 오후 5시에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중구에 있는 모 식당에서 회동을 하시기로 되어 있다"며 "이것을 공개 만남으로 언론에도 저희 쪽에서 먼저 알린 상태"라며 최 전 원장이 '회동 공개'를 허락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에 최재형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 얘기는 조금 다르다.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입당은 전혀 지금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 전 원장과 권영세 위원장간 회동에 대해서도 "권영세 의원도 오늘 만나게 됐다. 그쪽에서 또 만나자고 얘기가 왔고 그래서. 그런 자리를 통해서 ‘아, 정당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아마 다른 분의 얘기를 굉장히 경청하시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얘기를 충분히 듣는 자리가 아닌가. 그러면서 이제 ‘아, 당에 들어간다고 하는 게 이런 의미구나’라는 것도 아마 좀 이해도가 높아지겠다"라며 회동을 탐색전으로 규정한 뒤, "(입당은) 정해져 있지는 않다. 좀 많이 갑론을박이 있어요, 사실은"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최 전 원장의 조기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것과는 상당 부분 다른 뉘앙스다.
이는 양측이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 대표 취임후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우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번복 등으로 당 안팎에서 리더십을 강하게 의심받고 있다.
호언했던 '8월 버스 출발론'도 흔들리고 있다.
우선 이 대표 멘토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하지 않고 11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윤 전 총장도 입당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안 전 대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도 관심사밖으로 밀려난 분위기다.
누구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최 전 원장의 '조기 입당'이 절실하다.
반면에 최 전 원장은 보수진영 내에서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보수 오피니언층에서 상대적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최 전 원장측은 자신을 윤석열 대체재, 즉 '플랜B'로 여기는 데 대해 "최재형은 최재형이다"라며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윤석열 지지율 급락이 자신의 최대 기회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이런 사람(최재형)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 많이 쏠림 현상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거는 일시적이었고 이제 대세는 최재형이다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최재형 신드롬'을 자신했다.
때문에 국민의힘이 부른다고 "예"하고 가는 모양새보다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입당하겠다는 계산을 하는듯 싶다. 그 시기는 '윤석열 대세론'이 확연히 꺾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또한 최 전 원장측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더라도 당내 경선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독립운동가 조부, 6.25전쟁 영웅인 선친 등 집안내력이 정통성을 자임할 만하고, 병역과 도덕성 등에서도 과거 혹독한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무사 통과했을만큼 아무리 '독설가' 홍준표 의원 등이 공세를 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경남 창원 출생에다가 독실한 개신교라는 점 등, 보수세력이 좋아야 할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자평한다.
문제는 낮은 대중적 인지도다. 하지만 이는 '윤석열 대세론'이 꺾일 경우 극한 위기감에 빠질 보수진영이 새 대항마를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하면 금방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무리 보수언론 등이 그를 띄워도 과연 최 전 원장이 보수층은 물론, 중간층까지도 휘어잡을 수 있는 대중적 매력과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고, 본인의 과제이지만 말이다.
정가에서는 이에 최 전 원장이 8월말께 입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윤 전 총장 입당 여부와 상관없이 입당해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단일후보가 된 후, 윤 전 총장이나 안철수 대표 등이 그때까지 입당하지 않으면 이들과 '원샷 경선'으로 야권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전 원장의 예상밖의 발빠른 행보가 야권에선 '윤석열 대세론', 여권에선 '이재명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대선 판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본다. 이재명-윤석열 양강구도가 흔들리는 지금이 약진할 수 있는 최대 기회라는 판단을 최 전 원장측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
이와 관련,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도 선거가 약 7개월 남짓 남았는데 대선후보를 늦게 선출하는 건 국민께 예의가 아니다. 국민들의 대선후보 검증 시간만 빼앗는다”며 최 전 원장의 8월 입당 쪽에 힘을 실었다.
그는 또다른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김동연 전 부총리는 스스로 여당인지 야당인지 불분명하고, 의미 있는 지지율도 나오지 않는다”며 “김 전 부총리는 변수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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