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마이웨이 "앞으로 정책은 당이 중심"

레임덕 본격화 양상. 종부세 대폭 완화 등 밀어붙이기

2021-04-20 11:02:01

확대 축소

더불어민주당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전면 수정하려 하면서 앞으로는 당이 부동산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정부가 '불가' 방침을 밝힌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도 촉구하는 등 '마이웨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민주당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을 때부터 예견됐던 현상이나, 본격적으로 레임덕이 시작된 양상이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과 정부가 가장 잘못한 일은 부동산 급등을 막지 못한 것"이라며 4.7 재보선 패인을 분석한 뒤, "당이 국민의 민심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다. 국회의원들이 지역에 가면 그런 문제들은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다. 또 그 일을 잘못하면 다음에 선거에 출마하면 떨어지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대책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민심이 모이는 당이 중심이 돼서 부동산 종합대책기구를 만들고 부동산 종합대책기구에서 당정청이 협력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국민의 민심을 잘 추스려야 한다"며 부동산정책의 주도권을 당이 줘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강력 반대하는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에 대해서도 "급적용 안 하겠다는 건데 그거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과거의 손실이 아니라 코로나19가 시작된 그때부터 지금까지 누적된 손실이고 지금도 쌓이고 있는 손실이고 앞으로도 쌓여가는 손실이다. 이 누적된 손실에 대해서 보상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앞서 민주당 초선의원 26명도 공개적으로 추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원식 의원 등만이 '당 중심'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한 명이라도 더 빨리 찾아내고 일상을 하루라도 더 빨리 회복하기 위해 자가 검사키트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정부와 함께 자가 검사키트의 조건부 허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정부 반대에도 '자기 검사키트' 도입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4.7 참패의 핵심요인 중 하나로 과도한 공시지가 인상을 꼽으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을 상위 1~2%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까지 검토,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참여연대는 19일 논평을 통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완화하자는 주장은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종부세 완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도 어긋나는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의 부동산 정책 후퇴 발언을 보고 있자면 4.7재보선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라도 한번 돌려보고 해라"고 힐난했다. 부유층 민심을 돌리려 하다가 그나마 남아있는 일부 서민 지지층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인 셈.

종부세 대폭 축소는 그만큼 세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재정'을 이유로 코로나 손실보상 등에 미온적인 정부에 대한 자영업자 등의 반발을 더욱 증폭시킬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종부세 부과 이전에 종부세를 대폭 완화하고 대출규제도 완화하겠다는 민주당 지도부 생각은 변함이 없어 향후 당정 갈등과 정체성 혼란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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