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여왕, 제물이 된 공화국]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의 자택이 압수수색 당했다는
속보에 잠시 말을 잃었다. 또 김건희다.
혐의는 ‘귀금속을 상납하고 장관급 자리를 샀다’라는
원색적인 매관매직(賣官賣職)이 골자다.
이젠 놀라움보다 무감각하다.
디올 백에서 시작해 다이아몬드 목걸이, 주가조작,
이제는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진다는
교육 수장의 자리마저 보석과 맞바뀌었다니,
이 나라의 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졌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물질적 부패는 표면적 현상에 불과했다.
진짜 공포는, 이 모든 탐욕의 배후에 어른거리는
샤먼의 그림자다.
수천만 원짜리 명품 시계와 보석이 오가고,
유력 인사의 자리가 거래되는 풍경은
진부하고 귀엽게 돼버렸다.
이멜다의 구두나 장칭의 권력 암투가 보여준
탐욕의 역사는 인류사에 꽤 보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현상의 본질은 그보다 더 깊고 어둡다.
일본신 '아마테라스'를 모신다는 '건진법사'가
통일교의 검은돈이 담긴 샤넬백을 나르고,
'천공'이라는 역술인의 예언이
동해의 석유 시추로 이어지고,
악마적 이단이라는 신천지와 대선을 논하고,
대형 보수교회 앞잡이인 전광훈의 방송을 듣고,
선지몽을 꾼다는 명태균과 통화하는
이 기괴한 현실은,
이곳이 21세기 민주공화국인지
중세의 신정(神政) 국가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이멜다의 구두와 장칭의 붉은 완장이
탐욕과 광기의 상징이었다면,
김건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주술에 홀린 공화국의 제물(祭物)이었다.
권력의 심장에서 벌어진 음험하고
기괴한 강신(降神) 의식은 끝났다.
남은 것은 부패의 악취와 시스템의 폐허뿐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끝여름의 더위도 ‘싸악’ 가신다.
그리고 이런 여자를 추앙하고, 변호하던 자들에게
신의 노여움이 닥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