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서울시 932명 뽑는데 무려 15만명 지원

한나라당 "盧정권, 청년의 꿈 빼앗아" 비난

9백32명 모집에 15만1천1백50명 지원. 경쟁률 1백62대 1. 서울시 공무원 선발 시험장의 풍광이다.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현장이다.

지원 경쟁률 1백62대1 기록 서울시 공무원 시험 치러져

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내 1백43개 중고교에서 치러진 서울시 공무원 선발 시험에는 응시원서를 제출한 응시자 가운데 9만 7천7백65명이 응시해 64.7%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력에 질색한 3분의 1이상이 응시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은 1백5대1을 기록했다.

이중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 소지자는 전체 응시자의 80%를 차지했다. 일반 행정 7급 등 47명 모집에 응시한 장애인 1천6백1명도 동작구 성남중·고교 등 11개 시험장에서 필기시험을 치렀다.

응시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서울시는 이번 시험을 위해 시와 구청 공무원 1만 5천명을 감독관으로 동원해야 했다. 또한 고사장마다 보건소 간호 인력과 소방서 구호요원까지 배치했으며 감독인력 보수와 4천7백여 시험실 대실 등에 1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또 서울역·용산역 등 주요 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안내요원을 배치해 수험생의 시험장 입실을 도왔고, 한국철도공사는 지방 수험생의 수송을 위해 이날 새벽 5시10분 부산에서 출발하는 KTX 임시열차까지 마련해야 했다.

이처럼 경쟁률이 높은 것은 고용안정감 외에도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출신 지역 제한이 없다는 점과 올해부터 채용 시험이 1회로 축소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서울시뿐 아니라 최근 치러진 일련의 공무원 시험에서 연일 경쟁률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해 청년 실업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실감케 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달 24일 치러진 중앙선관위 9급 공무원 시험에서 부산, 울산, 경남, 제주권역에는 경쟁률이 1천9백97대 1이었고, 전국 평균 경쟁률도 8백78대 1에 달했다.

한나라당 "盧, 청년의 꿈 빼앗아"

당연히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경제실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2일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어제 서울시 공무원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실린 사진을 보니 밝은 얼굴이 아니라 꿈을 빼앗긴 어둡고 근심 가득한 모습이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젊은이들의 꿈을 빼앗은 것은 어설픈 정책으로 경제와 안보 모두 총체적 불안에 빠뜨린 노무현 정권 때문이다. 청년실업 해소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대통령이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인터넷 카페에는 9급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을 정도며, 회원수도 28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인재가 공공부문을 지향하는 것은 균형발전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부분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설프고 실패한 정책으로 국가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지 말고, 한참 일할 나이에 여기 저기 시험장을 기웃거려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먼저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꿈을 빼앗는 정권이 아니라 꿈을 심어주는 정권이 되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