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제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를 격려차 방문한 자리에서 실언을 해 게임 팬들의 강한 반발에 공개 사과를 하는 등 혼쭐이 났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현장을 둘러본 뒤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K-게임 미래 전략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반성이 많이 들었던 것이, (20년 전) 그때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임요환 선수를 비롯해서 이윤열, 홍진호, 마재윤, 박성주, 이런 선수들이 너무 생각이 난다”며 “그런데 이 선수들은 지금 뭐 하고 있지? 실제로 제도권 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 대표가 열거한 '레전드'들 가운데 2010년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된 마재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스타크래프트 팬들 모임인 '스타크래프트 갤러리'는 15일 오전 성명을 통해 “승부조작으로 한국 e스포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인물을 레전드와 한 줄에 세워 회상하듯 언급한 것은 e스포츠의 역사를 모욕하고, 팬들이 지켜온 노력과 슬픔을 가볍게 여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e스포츠를 ‘표·이미지·홍보’를 위한 장식물로만 소비하고, 그 안에 쌓여온 역사와 팬덤의 감정,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정치의 태도가 이 발언에 응축되어 있다"고 지적한 뒤,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헤 "어제 부산 G-STAR 현장방문에서 추억의 스타크래프트 레전드 선수들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언급함으로써 팬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2005년 E-sports를 사랑하고 E-sports 발전을 위한 게임산업진흥법을 최초로 대표발의하고 만든 장본인으로서 스타크래프트를 추억하고 E-sports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다가 부지불식간에 본의 아니게 큰 실수를 했다"며 "잘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