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이 11일 내년에 4대강 사업의 60%를 추진키로 하는 등 4대강 사업에 올인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호된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특히 4대강 사업이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주장의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내년도 경기부양의 주요수단으로 삼으려는 데 대해 "경기부양이라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고 경기부양도 질이 있다"며 "토목사업으로 하는 경기부양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일자리가 만들어져도 좋은 일자리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고용 파급효과랄까, 2차 3차 파급효과가 다른 산업이나 국제 경쟁력 강화나 이런 데 투입하는 데 비해선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토목사업이라는 게 주로 장비로 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그렇게 고용창출 효과가 별로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요새 지방경제가 굉장히 힘들다. 심지어는 피폐하다고까지 얘기할 정도"라며 "지금 정부 스스로도 5+2 광역경제권 만든다, 특화된 여러 가지 산업을 일으키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실제로 그것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예산은 지원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럴 때 중앙정부가 다른 데서 좀 절약해서 거기다 지원해주면 기업도 유치하는 데 훨씬 쉽다"며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유치하든, 해외에 있는 기업을 유치하든 간에 그렇게 해야 그것이 수요를 만들어내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또 사람 모여들고 그러면서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이런 선순환구조로 들어가는 거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게 일자리 만드는 거다.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특히 "지방의 경우 4대강 하면 지방경제가 좋아진다고들 선전하고 했지만 거기서 (4대강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들은 다 서울업체"라며 "꼭 지방에 대형마트 들어서는 거와 똑같다. 대형마트 들어서면 지역경제 좋아지나. 그게 아니잖나? 그냥 거기서 돈 벌어갖고 죄 서울로 가지"라며 '지방경제 활성화론'의 허구를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것도 똑같다. 이것도 너무 빨리 서둘러서 하다 보니까 대형업체들보고 컨소시엄 만들어서 해라, 턴키베이스로 그냥 잔뜩 깔아버리고 그러니까. 턴키로 공사 발주를 하게 되면 사실 중소규모 건설업자들은 응모도 못해본다. 구경만 하고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설령 하청공사를 맡더라도) 하청적인 성격을 갖는 일을 하는 업체들 몇 개, 그건 지난번에 특혜시비에 걸려 들어갔잖나?"라며 "그 구조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 대통령 출신고인 동지상고 라인의 싹쓸이 하청 파문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내년에 4대강 사업의 60%를 완료하겠다며 속도전을 펴고 있는 데 대해서도 "나는 그런 방식을 반대한다. 옳지 않다"며 "지금 국가부채가 급증하는 상황 아니냐? 그만큼 재정이 효과적으로 쓰여야 되는데 무슨 사업을 그렇게 준비를 철저하게 안하고 법적절차 제대로 안밟는듯한 인상을 주면서 자꾸 속도만 내려고 하느냐. 그런 건 차분하게 하는 게 좋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대폭 늘리는 대신 4대강 예산 통과를 묵인한 데 대해서도 "그건 언론에서도 잘 보도를 했더라. 완전히 나눠먹기다 하는 식으로 야당도 보니까 비슷하더라. 이렇게까지 언론에선 얘길하더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연일 소신발언을 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아 굉장히 힘들다"라면서도 "격려하는 분들도 많다"며 앞으로도 소신발언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