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가 21일 중견기업인 Y사 회장으로부터 2차례 걸쳐 1천만원의 용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또한 해외강연 수입에 대해 소득세를 내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Y사 회장이 가끔 후보자에게 용돈을 주었다고 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정 내정자는 "제가 해외에 나갈 때 한두 번에 걸쳐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고 해서 소액을 받은 바 있다"고 시인했다.

강 의원은 이에 '소액이 얼마냐'고 추궁하자, 정 내정자는 "두 번 합해서 1천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용돈이라고 해도 세법상 선의로 돈을 주었을 경우에도 증여세에 해당되고, 목적을 가지고 돈을 받았을 때는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는 그러나 재벌그룹인 D사의 회장에게서도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한편 강 의원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3년간 후보자의 총수입은 9억100만원인데 총지출은 이보다 4천200만원이 많은 9억4천300만원"이라며 "그럼에도 이 기간동안 금융자산이 3억2천만원 증가했다. 최소 3억6천200만원의 신고하지 않은 소득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정 내정자는 이에 "제가 3년간 지출 총액 중 필요경비로 계산된 금액이 상당 부분 신용카드와 현금사용 등 지출이 중복 계산된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강 의원은 "그렇게 답변할까봐 확인해봤는데 중복 신고 부분은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에서 강연, 세미나 등을 해서 올린 수입이 상당히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 내정자는 이에 "해외강연료의 경우, 양국간에 이중과세방지협약 때문에 상대국에서 이미 세금을 낸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종합소득세 산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고 수정 신고를 완료하고 오늘 아침에 1천만원의 세금을 냈다"고 해외소득 탈루 사실을 시인했다.

강 의원은 그러자 "수정신고만 하면 다 인가? 세금 탈루 사실이 적발되면 그때 다시 다 신고하면 되나? 후보자는 부동산 임대료도 그렇고, 예스24 수입도 그렇고, 오늘 아침에도 수정신고한 것도 그렇고? 그게 잘한 것인가?"라고 질타했고, 정 내정자는 "잘한 것은 아니다"라며 진땀을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