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54년 자민당 장기독재' 끝난다. 그러나...
재정파탄, 디플레, 정경유착 등 숱한 과제 산적
일본은 30일 전국 300개 소선거구와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눈 비례대표 180명 등 총 480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8시까지 계속되며, NHK 등 일본 방송들은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개표 결과는 31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의 민주당 압승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최고 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300~340석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최대 관심사는 민주당의 일당독주를 의미하는 전체 의석의 3분의 2(320석) 이상을 얻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일본 정부도 민주당 압승을 기정사실화하며 며칠 전부터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에 대해 사실상 총리급 경호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54년간 일본을 이끌어온 자민당 일당독재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은 장기 일당독재가 일본을 침몰 직전 위기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가 200%에 달하면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재정파탄 상태다. 이는 자민당정권이 부단히 정치자금줄인 건설업계와 유착해 건설경기부양책으로 재정을 초토화시킨 결과다.
더욱이 일본은 미국발 세계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디플레의 늪에 빠져드는 동시에, 중국에 아시아 및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빼앗기면서 심각한 열패감을 맛보고 있다. 특히 미국발 세계금융 위기 때 일본 재무상이 국제회의석상에서 술 취한 채 망동을 한 사건은 세습 등으로 유지돼온 자민당 일당독재를 끝내야 일본이 산다는 인식을 일본국민에게 철저히 각인시켰다.
문제는 새롭게 출범할 민주당 정권이 과연 일본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유세에서 "자민당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관료들이 자기만 챙기고, 낙하산 인사 천국을 만들어 세금만 들어가는 제도를 만들었다"며 '관료독재 타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관료에게서 의회로 권력을 가져와 일본을 개조하겠다는 것. 실제로 일본에서는 '관료망국론'이 횡행할 정도로, 무능한 자민당 정권하에서 전횡을 해온 관료들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본이 직면한 문제를 관료독재 타파만 갖고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막후 보스격인 오자와 이치로 등도 자민당 간사장 출신으로 숱한 정경유착 비리의 대명사 격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현재의 '반쪽국가' 일본을 '보통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에의 종속 탈피 등 극우민족주의적 주장을 일관되게 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표를 의식해 소비세(우리나라 부가가치세)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소비세 등 제반 세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어서, 과연 집권 민주당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더라도 도리어 기대가 과도한 만큼 민주당이 갈지자 행보를 할 경우 "구관이 명관"이란 식의 거센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열도에서 54년 자민당 일당독재가 끝난다는 점은 혁명적 정치사건임이 분명하며, 한국 등 주변국의 정치상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지금 일본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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