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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타워크레인 점거농성

하청업체 교섭회피.조합원 해고에 분노, 휘발유 들고 올라

반값아파트로 유명세를 치른 부곡택지개발지구 공사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김모(48)씨가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19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이날 새벽 5시께 안양 한신공영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전문건설업체 근보건설이 단체협약을 회피하고 조합원을 해고한 데 항의하며 휘발유를 들고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다.

김씨와 조합원들은 한달 전부터 근보건설측과 하루 8시간 근로를 요구하며 단체협약을 진행해왔지만 교섭 타결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일감을 받지 못하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단체협약 내용은 이밖에도 올해초부터 실시되는 현장내 직접고용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과 저임금과 장시간노동 등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이었다.

그러나 건설노조에 따르면 하청업체인 근보건설은 교섭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근로저건을 담은 각서를 제시하고 이에 합의하지 않는 조합원들에게는 일을 주지 않았다.

사측이 제시한 각서에는 기존과 동일한 11시간 노동을 비롯해 다른 현장보다 낮은 9만원의 일당, 그리고 현장 작업시 핸드폰을 맡기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김씨가 휘발유까지 들고 타워크레인에 오른 이유다. 김씨는 현재 10시간 넘게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측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확약을 하기전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출근투쟁을 진행하던 조합원 24명은 전원 군포경찰서로 연행됐으며 점거농성을 듣고 달려온 경기도지부 조합원들이 모여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비하고 있다.

오희택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다단계 하청 구조가 빚어낸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생계가 막막해지자 타워크레인 점거농성을 선택한 것"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를 사측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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