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운명을 가를 임시 당대회가 3일 오후 3시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시작됐다.
심상정 비대위는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혁신안이 부결될 경우 사퇴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어 표결 결과에 따라 민노당은 비상체제 출범 3주 만에 다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는 초유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심상정 “혁신안은 진보정당의 진솔한 반성문”
심상정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당 대회는 민주노동당이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국민 속에 믿음직한 진보정당으로 다시 설 수 있느냐를 가를 역사적 분기점”이라며 “한국 진보운동의 역사가 대의원과 저에게 민주노동당의 진로에 대해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혁신안이 특정 정파에 치우친 균형을 잃은 안이라는 비판도 있었고 또 다른 동지들은 비대위의 혁신은 좌절될 것이고 성공하더라도 일시적인 것에 머물 거라는 절망을 토로하며 당을 떠나기도 했다”며 “그러나 정파간 거리재기로 당이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비대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완벽한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그러나 적어도 오늘 제가 제출한 혁신안은 국민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 안아 진보정당만이 국민들에게 내 놓을 수 있는 진솔한 반성문이라고 자부한다”고 원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오늘 제시된 안건 중에 안건 1번과, 또 2번 가운데 비례대표 부분은 수정동의 없이 원안대로 통과시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진지한 찬반 토론을 통해 가부를 가름해 주실 것을 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분당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2월 3일 임시당대회를 열고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에 대한 최종 평가작업에 들어갔다.ⓒ진보정치 자주파-평등파, 각 안건마다 수정안 격돌할 듯
그러나 심 대표의 호소와 달리 비대위 혁신안에 대한 자주파와 평등파의 현장 발의안 제출이 확실시돼, 각 안건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주파는 이날 대회에서 최기영, 이정훈 두 당원의 제명 조치를 삭제하는 수정동의안을 발의할 예정이고, 평당파 최대 정파인 ‘전진’은 ‘편향적 친북행위’를 포함한 수정동의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임시당대회 시작과 동시에 현장발의로 비대위가 공개한 일심회 문건에 대한 폐기 요청안,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해체 결의안, 비대위 혁신안 수정안이 올라와 1시간 가까이 격렬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장 바깥에서도 일심회 가족대책위가 최기영, 이정훈 당원 제명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평등파 소속 당원들의 탈당 기자회견이 열리는 등 임시당대회를 둘러싸고 양정파간 격돌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