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5.31선거에서의 열린우리당 참패를 기정사실화하며, "독종에는 독종이 맞서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독재에 맞설 민노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노회찬, "이번 선거는 노무현정권-열린당에 대한 국민탄핵"
노 의원은 이날 민노당 홈페이지에 올린 '5.31선거의 표심은 열린우리당 탄핵'이라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 압승, 열린당 참패'는 더 이상 새소식이 아니다. 뉴스가치마저 상실한지 오래되었다"며 "이번 선거의 막판 관심사는 민주노동당의 정당득표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부산에서, 광주에서, 전북에서, 인천 일부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율은 20%를 상회하면서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이라는 보수수구세력을 견제할 세력은 '덜 타락한 보수세력'이 아니라 확실한 진보세력뿐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강금실-오세훈 이미지 정치에 대해 "전국체전도 아닌데 난데없는 철인3종경기, 사흘간 잠안자기, 집단으로 삭발하기 등 감성정치의 극단을 연출하고 있다"며 "2004년 4.15총선 당시 정동영선대위원장의 투표일 사흘전 단식돌입이나, 추미애 의원의 삼보일배 등과 같은 육체적 학대를 통한 선거운동을 연상케 하고 있다. 한국정치문화의 바닥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오늘 집권여당에게 내려지는 국민들의 가혹한 심판은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때문이 아니다"라며 "각종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미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오만과 무능을 심판하고 있었다. 핵심이유는 민생경제 파탄이다.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오히려 더 나빠지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90%가 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민심의 표출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재작년 가을 현정부의 고위인사가 '지금 데모할 국민이 천만명은 된다'고 실토한 것처럼 지금 천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을 탄핵하고 있는 것이 5.31선거의 표심"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독종에는 독종이 맞서야 한다며 민노당에 대한 몰표를 호소하는 노회찬 의원. ⓒ연합뉴스
"독종에는 독종이 맞서야 한다"
노 의원은 이처럼 '한나라당 압승'을 예견하면서도 그런 만큼 한나라당 독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민노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은 50% 넘는 지지를 얻고서도 잔치를 벌일 수 없게 되었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분노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분노가 크니까 그 그림자도 길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열린우리당에게 민생파탄의 책임을 묻는 분노의 칼날은 곧 그 다음 책임자의 목을 찾아낼 것"이라며 "1백20석이 넘는 의석을 갖고 있었으면서 민생파탄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민주노동당으로 새롭게 몰리고 있는 표들은 '열린우리당 다음 차례는 한나라당'이라는 분노의 표심이 결집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민생파탄의 공동정범이자 최대의 지역패권주의세력인 한나라당에 대적하기 위한 강력한 진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민심의 물결"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독종에는 독종이 맞서야 한다"며 "한줌도 안되는 재벌과 기득권세력을 충실히 대변하는 한나라당은 노동자, 농민등 힘없는 서민을 가장 확실하게 대변하는 민주노동당만이 상대할 수 있다. 서민의 옷을 입고 부자의 손을 들어준 열린우리당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며 민노당에 대한 몰표를 호소했다.
그는 "이제 땀흘려 일한 죄밖에 없는 우리 서민들은 자신의 운명을 더 이상 사이비 개혁세력에게 맡기지 않아도 된다"며 "이제 민주노동당으로 단결해야 한다. 30년 이상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기록하고서도 생활수준이 점차 하락하는 분노의 표심을 하나하나 모아야 한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