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지들 거센 선상반란. "이러다 총선때 궤멸"

<조선> '서울 6석' 폭로. <동아>, 김건희에 '관저 퇴진' 촉구

2023-12-08 17: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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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읺다.

<조선일보>는 8일 국민의힘 사무처가 작성한 극비 문서를 공개해 여권을 발칵 뒤집었다. 내년 총선때 서울 49곳 가운데 겨우 6곳에서만 우위라는 보고서였다. 지난번 총선때 서울 8석으로 참패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였다.

<조선>은 그간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충돌때도 김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해왔다. 용두사미로 혁신위를 해체시켜버리면 거센 민심의 후폭풍이 있을 것임을 누누이 경고해왔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궤멸적 타격을 입으면서 보수진영이 붕괴될 수 있다는 극한 위기감의 표출인 셈이다.

<중앙일보>는 전날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해 '떡볶기 먹방'을 한 것을 비판했다.

사설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책임이나 그 후폭풍인 지지율 하락은 온전히 대통령실과 여당이 지고 풀어야 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지역 민심의 무마 자리에까지 기업인들을 동원했다"며 "일만 생기면 기업인들부터 동원하는 이런 정부의 행태는 ‘자유’라는 정책 기조와 맞지 않을뿐더러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조선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떡볶이 먹는 사진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이 얼마나 기업 하기 힘든 나라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듯했다"며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민심 회복용 간담회에까지 불려나갔다"고 질타했다.

재계의 물밑 불만도 심상치 않음을 감지케 하는 대목이다.

<동아일보>는 이날 더 나아가 대기자가 '충격적' 내용의 대기자 칼럼을 쓰고 이를 인터넷 홈페이지 상단에 걸어놓았다.

김건희 여사에게 "하루빨리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 등 사가(私家)로 거처를 옮겨 근신해야 한다"는 이기홍 대기자 칼럼이었다. 보수언론 매체가 사실상 대통령에게 '이혼'에 준하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한국언론사상 초유의 일이다.

세계사적으로도 현직대통령이 이혼한 것은 1994년 대통령에 취임한 넬슨 만델라가 2년 뒤 뇌물과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던 위니 만델라와 이혼한 사례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위니 만델라는 만델라가 27년간 옥살이를 할 때 그를 대신해 격렬한 투쟁을 해온 동지이기도 했다.

정가 일각에선 조중동의 이같이 격렬한 '선상반란'을 보며 "이미 레임덕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지들이 보수진영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보수지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강력 질타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다. 아직 마지막 미련까지 버린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모든 공은 윤 대통령에게 넘어간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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