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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생계활동형(1)

farmlove
조회: 810

농촌마을 노노돌봄 : 생계활동형

강원 횡성노인복지센터 최만호(69세)

부부가 맑은 공기 찾아 강원도로 이사

최만호 할머니는 1939년생으로 홀해 69세. 수원에서 생활하시다가 이곳 강원도 횡성으로 작년 4월에 이사 오셨다. 자녀분들은 6남매로 현재는 남편과 두 분이서 생활하신다. 생계로 페인트칠하는 일을 하시며 6남매를 혼자 키우다시피 하셨다. 현재는 노인일자리 사업과 가끔 자녀분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계신다. 이곳으로 오기 전 건강이 악화되어 건강이 좋아질까 하는 기대로 공기 맑은 곳을 찾아 현재 이곳에서 2년째 생활하고 계신다.

최 할머니는 워낙에 일을 오랫동안 해오셨기에 집에 있기가 오히려 갑갑하여 일자리사업에 동참하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성당을 다니셨고 간간이 봉사활동도 해보셨다.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움직이고 활동하다 보면 당신의 아픔은 잊어버리게 된다고. 평소에 다른 분들 돌봐드리는 일에 관심이 있었고, 자원봉사활동을 원하셨는데 마침 일자리형태의 봉사활동이라 더욱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받는 보수는 주로 약값으로 많이 사용하신다. 몸이 안 좋지만 드러누워 앓지 않고 활동하니 집에서도 좋아하고 할머니 자신도 좋다고 하신다. 경제적 여유는 없지만 늘 이런 활동을 하고 싶었던 최 할머니는 맑은 공기와 함께 나눔에 동참하고 계셨다.

이심전심 노노돌봄 동참

강원도 횡성노인복지센터는 ‘이심전심’이라는 이름으로 노인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복지관에서는 노노돌봄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봉사시간에 맞춰 복지관 차량을 지원해주고 수혜자들의 이불 등의 수거해 빨아 주는 등의 업무를 한다. 가끔 활동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종처럼 부리는 수혜자에게는 이해를 시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활동할 수 있는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27년간 직장생활로 육남매를 키우셨다. 성당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사업이 있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당신에게 잘 맞는다는 생각에 선뜻 응하게 되었다. 당신도 건강이 좋지 않아 이곳으로 이사 오셨지만 가만히 누워계시는 것보다 활동하면서 당신보다 더 어렵고 아픈 어르신들을 돌보며 보람을 느낀다.

“봉사활동 같이 남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고 그런 일을 원했는데. 저는 제가 몸을 움직이고 활동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중략) 여기 잠깐 화서 한 번 이렇게 보구. 편찮으신 분들 혼자 계시는 분들 와가지구 보살펴드리고, 그냥 익 즐거워요. 또 안 보면 궁금해요. 어떤 때는 더 안 좋은 분 만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분 보고 가면은 마음이 안 됐고 걱정되고 그래요.”

오전엔 봉사, 오후엔 집안일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그에 따른 보수가 여간 고맙지 않다. 일주에 세 번 만나는 봉사가 즐겁기만 하다.

“우리는 와서 잠깐 이렇게 하는 게 만족스러운데. 모르죠.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그냥 다녀요. 지금 이 나이에 그냥도 다니면서 봉사 할 수 있는데, 이만큼 이래도 보수를 준다는 게 더 고맙고. 우리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으니깐.”

횡성노인복지센터는 2인 1조로 움직이면서 노노돌봄 활동을 하신다. 최 할머니 당신도 한 가정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오전에 이렇게 봉사하고 오후에 집안일을 돌볼 수 있어 좋다고 하신다.

“우리들도 가정이 있으니까, 나이는 많아도. 내가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오전에 와서 이렇게 봉사하고 가면 집에서 뭘 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우리 지금 이 나이에 그냥도 다니면서 봉사도 할 수 있는데.”

최 할머니는 주로 수혜자 댁을 방문하면 청소도 해드리고 요리해서 식사도 차려드리고 대화도 한다. 대화가 안통한다 싶으면 손뼉치기, 운동 등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생각해내신다.

“주로 하는 게 요리해서 진지 채려 드리고 앉아서 대화두 하고. 말벗이 안통하면은 운동 같은 거 손뼉 같은 거 이렇게 같이 치고.”

당신이 가진 것을 없는 이웃에게 드리려는 마음이 우리네 어르신들의 모습이었다. 눈으로 보면 상대가 ‘무엇이 부족하고나, 어떻게 해야겠구나.’를 알고 계신다.

“우리는 살림하는 사람이니까 와서 보면, 뭘 해야 될지 보면 알아요. 우리가 스스로 터득해서 하고.”

노인들은 신체적으로 기능이 떨어지고 특히 치아 손실이 많기 때문에 먹는 것이 곤란하다. 그래서 최할머니는 이를 배려하여 어르신들 특성에 맞게 재료를 잘게 썰어음식을 만들어 드리는 센스도 있다.

“이 없는 사람은 잘게 해서 볶아서 해 드리고. 우리는 어디 가면 아주 할매들이 좋아하고, 할아버지들이 아주 입에 맞게 해 준다고. 전에는 잡숴보지를 못한거야. 너무 크게 자르면은 못 먹고. 설 끓여 가지고 가져오고. 질기면 이가 없어 잇몸으로 씹히니 하나도 못 잡숴. 그러면 우리가 가서 반찬배달 해오는 거 있잖아요? 그게 하나도 못 먹어. 그 반찬 해오는 거를. 그럼ㄴ 또 난도질을 쳐서 연하게 굽어야 해.:”

수혜자의 오해, 복지관의 도움으로 해결

활동을 하다보면 수혜자들의 오해가 종종 발생한다. 국가에서 지원해주어 하는 일이라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을 메모해 놓고 기다리신다. 그리고 면전에 두고 돈 받고 하는 일이니 빨 옷도 직접 벗기라고 까지 한다. 심지어는 잘 놔둔 돈이 없어졌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돈 받고 오는 거라고 아주 종살이, 종으로 여겨. 뭐도 해라, 뭐도 해라. 막 이런 거 시키시는 분들이 있어요. 돈 받고 하는 거지 그냥 하는 거냐고. 그런 사람도 있어요. 돈 받는 건데 청소 이것도 하고. 처음에는 가니까 딱딱 적어 놓고서는...”

“처음 가니까 옷이 반들반들하고 얼마나 안 빨았는지 쩔어가꼬. 할매는 치매 걸렸는데, 빨래를 해드려야겠어서 빨래를 해드린다고 좀 벗어놓으시라고 그랬더니, 할머니가 가만히 드러누워 가지고 벗기라고 느러눕고. 또 할아버지는 속옷이고 뭐고 팬티고 벗어가지고 휙휙 다 던지더라구. 이 양반들 다 돈 받고 하는 거여 그러면서. 그러시더라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 그러셔요. 이제는 사무실에서 가가지구 인식을 시켜드리니까 이제는 안그러셔요. 이제는 고맙다 그러고. 처음에는 진짜 매너가 없었어. 오랫동안 안 갈아 입어서 찌들은 속옷을 벗어 던지는데, 좀 그렇더라고. 그랬는데 그저 우리가 참어가꼬.”

“아휴, 혼자 가면 좀 그래. 그리고 또 이런 데는 혼자 댕길 수가 없어요. 뭐 어제 저기 한 군데 가니까는 돈도 없어졌다고. 그거 우리가 훔쳐 갔다고 얼마나 의심을 하겠어요. 오늘 그냥 여기 이불을 펄쩍 들치니까, 돈이 이렇게 턱 접혀진게 만원짜리가 8만원이나 있더라고.(중략) 둘이 댕기는 게 적당해.”

“사람이라는 건 모르잖어. 그러니까 딴소리해도.(중략) 사람이 다 천층만층이라 그러잖아요. 별별 사람이 다 있지. 그러니까 봉사활동 왔던 사람이 가져갔다 이렇게 인정을 하잖아. 없어지니까는.”

텃밭 같은 농사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실내에서 하는 일이나 말벗은 수월하게 할 수 있으나, 텃밭이 많은 곳은 힘에 부친다.

“이런 데 와서 실내에서 이렇게 해 드리는 거는 해드리는데. 텃밭 좀 많이 붙여 놓은 데 가 있어요. 많이 심어 놓는 데가. 그런 거 매고 일 해라 하면 우리도 힘에 버거워요. 이런 말벗 하는 거는 얼마든지 하는데, 그런 거는 힘이 들더라구요.”

이런 애로사항을 복지관 담당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복지관에서 나와 왜 방문하여 도움을 드리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다. 그 뒤로는 활동하시는 노인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활동에 대해 감사함도 표시하였다. 또한 두 분이 함께 활동하러 다녀 오해를 해명하는 데도 좋다.

“우리가 봐주니까 이제는 깨끗하니까. 복지관에서 그러고 또 물어보셔요. 어디서 어떻게 했는가. 그러면 가셔가지고 이렇게 하시면 안되고, 이렇게 도와드리러 왔으니까 그렇게 하시지 마라고. 이제 인식을 시켜드리니까 그 다음부터는 안 그러시더라고요.”

안타까운 농촌노인의 겨우살이

노노돌봄 활동이 끝나는 겨울동안은 노인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든다. 그래서 최 할머니는 이분들이 겨울철에는 어떻게 살아가실지 염려스럽다. 손길이 더 필요한데 사업기간이라는 게 있어 손길이 쉬아가는 겨울동안이 매우 안타깝다.

“어떤 댁은 가면은 형편 없어요. 우리가 이제 겨울동안 안 봐드리고 쉬잖아요. 이렇게 몇 개월 쉬는 동안 안 봐드리면, 아주 가 보면은 형편도 없어요. 말도 못하게 아주 머 옷이고 머고. 그냥 좀 연세 드신 분들, 몸 처단을 제대로 못하시는 분들은 소변 같은 거 그냥 봐놓고.”

“진짜 이런 게(노노돌봄이) 있으니까 할매들이 그렇게 살지. 아이고 (겨울 지내고 가면) 구대기가 버글버글. 에이구, 이게 정말 좋은 제도에요. 이게.”

봉사를 끝내고 갈 때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수혜 어르신댁까지 15km의 가깝지 않는 거리라 복지관 차량을 이용한다. 그래서 활동이 차량시간에 맞춰 끝이 난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는 분을 혼자 두고 갈 때는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센터에 연락을 하면 되지만 그런 응급상황이 아니면서 평소 보다 좋지 않을 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우리가 가면은 그 시간에 맞춰서 다 해주니까. 이제 몸이 좀 안 좋으실 적에 혼자 놔두고 가면은 그때 발길이 안 떨어져요. 누가 여기 계0속 같이 있어 드렸으면 좋을텐데 , 그러지를 못하는구나.”

봉사의 뿌듯함과 보람 한가득

당신 몸도 좋지 않지만, 봉사하시면서 오히려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당신의 도움이 누군가에게 아주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다는 뿌듯함과 보람으로 오늘도 봉사를 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일으켜 세운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봉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해놓고 나면 다 보람을 느끼지. 독거 할머니들, 의지 할 데 없는 할머니들한테와서 해 드리면은 그게 제일 보람이죠.(중략) 나중에 나를 보는 것 같은 마음으로, 내 몸이 아파도 시간이 길지 않으니까요. 몸이 안 좋아도 잠깐 와서 그런 거는 할 수 있어요. 내가 좋아서 가서 하는 거니까.”

나이 먹은 농촌이 어르신들에게는 사람이 귀해 외로운데, 이렇게 봉사라는 이름으로 같이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귀할 수 없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래도 이렇게 와서 들여다 봐 드리면은 좋아지죠. 많이. 청소해주고 머이든지 이렇게 만져 주고 서로 웃겨주고 놀아주고 하면, 그게 그렇게 좋은 거죠. 나이 먹어서는 사람 귀하잖아요. 느끼는 거는 겨울에 안 하면 어떡하나. 우리 활동이 겨울에는 안 하니까. 우리가 치워줘도 지저분한데 겨울에는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은 해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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