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비망록 "검사장급 이상 11명에게 로비"
"보통 2억, 3억씩 2주일에 한번씩 계속 줬다"
28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오마이뉴스>는 최근 MBC <PD수첩>과 함께 이 회장쪽으로부터 '이국철 비망록-검찰편(5권째, 마지막)'을 입수했다. <PD수첩>은 이러한 비망록에 담긴 진실뿐만 아니라 SLS그룹 해체 과정을 추적해 오는 29일 방영할 예정이다.
이 비망록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이 회장과 SLS그룹이 창원지검 특수부로부터 수사를 받던 때부터 이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MB실세 스폰서 의혹'을 폭로하기 전까지의 시기다. 이 회장은 검찰 로비스트들, 검찰 고위층 인사 등과 만난 장소는 물론이고, 이들에게 전달했다는 명품시계 모양까지 자세하게 그려놓았다.
이 회장은 이 비망록 1쪽에서 "검찰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검찰의 사유화, 권력화, 뇌물과의 관계가 이루어져 검찰이 움직인다"며 "(이 비망록은) 검찰과 법무부의 검사장급 이상 11명에 대하여 있는 사실을 적시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이 비망록을 검토한 결과, 이 회장이 구명로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고위층 인사는 이 회장이 처음 언급한 4명을 포함해 약 9명(이 회장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1명 포함)에 이른다.
이 회장이 기존에 언급한 4명 가운데 1명은 청와대 사정라인 고위인사, 2명은 법무부 고위인사로 재직하고 있고, 나머지 1명은 국내 유명 로펌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후에 확인된 5명은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현재 대검과 A지역 검사장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전·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들까지 포함돼 있다. 이 회장은 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인 K씨를 고급 레스토랑에서 두 번이나 만났다고 주장했다. 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는 신 전 차관 등에게 "SLS사건을 수사하면 정권이 많이 부담스러워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다.
이 회장은 "문 대표가 'L의원쪽에 선을 대야 한다'며 돈 액수를 저한테 제안했는데 처음에는 30억 원이 나왔다"며 "문 대표에게 건너간 돈은 총 60억 원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 14일 MBC < PD수첩 >에 증언한 내용이다.
"보통 2억 원씩, 3억 원씩, 2주일에 한번씩 계속 줬다. 주로 현금이었는데 수표도 줬다. 내가 직접 전달하기도 하고, 우리 가족들이 여행용 가방에다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120억 원짜리 선박(담보제공)과 차량 80대를 넘겨받은 데 그치지 않고 이렇게 수차례에 걸쳐 거액의 현금까지 받아갔다는 것이 이 회장 주장이다. 이 회장은 '이국철 비망록-검찰편'에서 "검찰(창원지검) 수사중, 수사 후 (당시 검찰 최고위층 인사였던) K씨와 (현 D지역 지검의 고위층 간부) L씨, 기타 등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해서 5억 원을 문씨에게 주었다"고 주장했다. 비망록에는 이렇게 검찰 고위층 인사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이 많이 등장한다.
"2010년 11월, 문씨가 J씨에게 전달한다며 박 보좌관이 움직일 자금과 함께 1억 원을 요구해서 금호역 앞 H마트 앞에서 1억 원을 전달했고, 이후 같은 장소에서 5000만 원을 추가로 전달했다."
"2011년 8월께 문씨가 큰 누님집으로 와서 검찰 고위층 XXX(이 회장이 기억하지 못하는 검찰인사.... 기자주)에게 인사해야 한다며 9만 불(1억 원)을 가지고 갔다. 이를 큰누님과 매형은 물론이고 문씨와 함께 다니던 김아무개도 보았다. XXX이 돈을 잘 받았다고 연락해왔다."
돈만 건너간 것이 아니었다. 이 회장은 명품시계 4개를 문씨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1000만 원 대 오메가 시계는 D지역 지검 고위층 간부인 L씨에게, 수백만 원 대 까르띠에 시계는 대검 고위인사인 J씨와 박 보좌관에게 건너갔고, '프랑크 뮐러'라는 명품시계는 문씨가 직접 찼다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J씨에게도 잘 전달됐다고 했고, 박 보좌관도 저하고 통화하면서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명품시계를 주로 신세계 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한 명품시계점에서 구입해왔다.
대검은 지난 25일 대변인실을 통해 대검 고위층 인사들의 구명로비 연루 의혹과 관련해 "질의하신 내용은 현재 수사중인 사안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혀왔다.
이 회장으로부터 명품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D지역 지검 고위층 간부 L씨는 "문아무개 사장을 만난 적도 없고, 이국철이란 사람 자체를 모른다"며 "(당연히) 시계를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서울 고검에서 근무하고 있는 J씨는 "문아무개씨는 선배를 통해서 안면 정도는 있는데 그걸 가지고 안다고 할 수 있나"라며 "그걸 가지고 나를 안다고 하면 그 사람 천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두 번 만났다고 주장한 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 K씨는 현재 미국에 체류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국철 비망록-검찰편' 마지막에다 "1만 명의 검찰 식구들은 거의 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1%의 정치검사들에게 문제가 있다"며 "나도 이들과 같이 행동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썼다고 <오마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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