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홍준표의 '아구통', 농담인데 기사 쓰냐"

홍준표 측근들 당혹, 당내 분위기 싸늘 "또 구설수냐"

2011-11-16 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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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16일 홍준표 대표가 출입기자와 한미FTA를 놓고 내기를 하며 '아구통'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농담 삼아 한 얘기까지 기사로 나오는 건 그렇지 않나?"라고 반발하면서도 파문이 확산되는 데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지 등 일부언론이 보도한 '아구통 발언'의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게 기사로 나왔나?"라고 물은 뒤, "친구를 만나서 내기 하자는 말도 못하나? 그것까지 그러면 너무 삭막한 것 아니냐"고 거듭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의 주장과는 달리 홍 대표는 '친구'가 아닌 '기자'에게 한 약속이라고 밝혔었다. 홍 대표는 15일 밤 일부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한미 FTA를 통과 못시키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내가 한 기자랑 내기를 했다. 이달 안에 통과 못시키면 내가 100만원 주고, 내가 이기면 국회 본청 앞에서 그 기자 안경 벗기고 아구통 한대 날리기로 했다"며 통과를 확신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또 "당내 중진들이 모임을 갖고 최대한 신속히 FTA 처리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며 "할만큼 충분히 했고 더 이상 기다릴 상황이 아니라고 다들 뜻을 모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 대표의 또다른 측근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석에서 편하게 한 얘기까지 다 쓰면, 홍 대표가 이제 기자들하고 밥도 못 먹겠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구통 발언 소식을 접한 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아구통이라는 저속한 표현을 쓴 것도 문제지만, 한미FTA 같은 국가 중대사를 놓고 한가롭게 내기를 한 사실에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홍 대표의 계속되는 구설수를 탄식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4.27 분당 재보궐 선거 직전에도 당내 모 중진의원과 투표율을 놓고 '100만원 내기'를 해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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