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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쇼크'에 월가 패닉, 美주가 폭락

버냉키 "서브프라임 손실, 1천억달러보다 몇배 늘어날 것"

뉴욕 증시가 17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각종 발표로 대폭락했다.

버냉키 "서브프라임 손실 수천억달러로 늘어날 것"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340.60포인트나 밀리는 폭락세를 보인 끝에 전날 종가에 비해 306.95포인트(2.46%) 하락한 12,159.2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10개월만에 최저치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47.69포인트(1.99%) 내린 2,346.90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9.95포인트(2.91%) 떨어진 1,333.25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월가에서 세번째로 큰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손실로 창사이래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발표에 이어, 서브프라임 손실이 엄청난 규모에 달한다는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발언으로 폭락세를 보였다.

메릴린치는 이날 작년 4.4분기에 93년 역사상 최대규모인 98억3천만달러(주당 12.01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또 4.4분기에 서브프라임모기지 등과 관련된 부실자산 및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115억달러를 비롯해 채권보증 계약에서도 31억달러를 상각해 총 146억달러의 부실자산을 상각했다. 메릴린치는 이 같은 분기 실적 악화로 지난해 연간으로도 77억8천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1989년 이후 18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냈다.

메릴린치 실적보다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발언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 서브프라임 손실 규모에 대해 "현시점에 1천억달러에 달하나 앞으로 수 배로 늘어날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5천억달러에는 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서브프라임 손실이 최소한 4천억~5천억달러에 달할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원은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서브프라임 손실을 최대 1천억달러라고 전망했고, 11월에는 최대 1천5백억달러로 발표했었다. 따라서 이날 버냉키 발언은 서브프라임 손실이 통제불능 상태로 급증하고 있음을 시인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주가폭락을 견인했다.

그는 또 "2008년 경제전망은 나빠지고 있고 경기하강 위험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경기부양책이 시급함을 지적한 뒤 "재정과 통화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통화정책 만 추진하는 것보다 경제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해 부시 대통령이 18일 발표예정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버냉키 미연준의장이 서브프라임 부실이 5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해 세계증시가 패닉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실물경제도 급속 악화

이밖에 잇따른 실물경제 급속 악화 소식도 주가폭락을 부채질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1월 제조업지수가 마이너스 20.9를 기록,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활동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무부가 집계해 발표한 지난해 신규주택 건설은 125만3천채로 2006년에 비해 24.8% 감소, 1980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증시에서 메릴린치는 10.1% 급락했고,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채권보증업체 암박 파이낸셜그룹은 51.9%나 폭락하는 등 공황적 분위기를 연출했다.이밖에 AIG와 미국 머크도 각각 6.3%와 6.0%의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동반 급락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여건이 건실한 유럽의 증시도 버냉키 쇼크로 사흘째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이날 5,902.40로 전날보다 40.50포인트(0.68%) 하락했으며, 독일 DAX지수는 7,413.53으로 58.04포인트(0.78%), 프랑스 CAC40지수는 5,157.09으로 68.30포인트(1.31%) 각각 내렸다.

이같은 미국-유럽증시 폭락세로, 아시아 증시도 18일 동반폭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세계증시 침체에도 나홀로 상승세를 보여온 중국증시도 중국통화당국의 강력한 긴축의지로 최근 급락장세를 보여 전세계 증시가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빨려드는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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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5 4
    샤일록

    그 수천억 달러는 누가 먹었지?
    그린스펀이 다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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