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 회장은 13일 캄보디아의 한국인 구금-고문 사태와 관련, "한인회 뿐만 아니라 대사관, 회사에서 지금 올해만 해도 벌써 400~500건 정도의 신고 건수가 있고 탈출해서 돌려보낸 건이 있다면 도망쳐 나온 사람들은 더 많이 있겠다"라고 밝혔다.
정명규 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으로) 돌아간 친구가 지금 300명이 넘고, 한 400명 가까이가 신원이 파악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까 아주 많은 인원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회에) 일주일이면 한 5건에서 한 10건 사이가 오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단독으로 탈출하는 경우도 있고 두세 명씩 이렇게 무리 져서 도망 나와서 함께 있다가 연락하는 경우도 있고 하다 보니까 일주일에 한 5명에서 한 10명 정도는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피랍 한국인들에 대해선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이 실은 되게 절박한 심정으로 오는 청년들이 많다. 만나보면 신용불량자, 어떤 금전적으로 급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급한 마음에, 그리고 '이번 한 번만큼은 내가 가도 나에게는 별 문제없이 없겠지'라는 그런 막연한 안도감 때문에 와서 이런 일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탈출에) 실패한 경우에 다시 끌려가는 경우도 있다"며 "여권을 새로 만들어서 본인 스스로가 나가려고 노력을 한 친구들도 있는데, 이미그레이션이나 공항이나 그런 데 탈출했던 그 단지에 있었던 잡고 있었던 그 친구들이 나와서 다시 이 친구들을 데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에만 40~50명을 구조했다는 캄보디아 시하누크빌 교민회장 오창수 선교사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젊은 친구들은 한국에 변변한 직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까 동남아에 가 가지고 한 달에 1000만 원을 벌 수 있다, 1만 불을 벌게 해 주겠다 그러니까 거기에 많이 유혹을 당해서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 조직이 한국인을 주된 타깃으로 삼는 이유에 대해선 "일단 몸값이 비싸다, 한국 사람들이"라며 "쉽게 말해서 여기에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 옆에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심지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사람들도 와서 지금 보이스피싱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을 하는 돈은 적어요. 많이 해 봤자 우리 돈으로 10만 원, 100만 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값은 1000만 원, 2000만 원이다. 보이스피싱을 하더라도 돈도 더 많고.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그런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범죄단지의 규모에 대해선 "거대한 범죄 단지다, 거의 소규모 정도의 아파트 단지라고 보시면 딱 맞다"며 "그런 단지들이 제가 있는 우리 시하누크빌에만 해도 사실 어떻게 보면 몇십 군데라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프놈펜에 있는 캄보디아 한인회장, 정명규 회장님을 비롯해서 많은 한인, 오래되신 분들이 그동안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많이 요청했다. 그런데 그것이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 걸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다 보니까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지금 굉장히 아주 고무적으로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이게 캄보디아 정부에서 오케이를 해 줘야 되는 거잖나, 캄보디아 주권과 관련된 문제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저도 여기 20년 동안 살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코리안데스크가 설치가 안 됐던 이유가 캄보디아 정부가 그것을 원치 않았다"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뉴스에 보니까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굉장히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제 생각에도 이번에는 좀 제발... 우리 캄보디아에 아직도 많이 갇혀 있는 젊은 한국의 청춘들을 위해서라도, 구조작업을 위해서라도 코리안데스크가 하루빨리 설치돼야 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의 범죄단지. ⓒ국제앰네스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