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408억 투매...'리먼때'보다 심각
'셀 코리아' 시작됐나? '코리아 리스크' 관리 시급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4.04포인트(1.98%) 하락한 1684.71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24일 1681.01로 마감한 이후 한달 반만에 최저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7천408억원 어치를 순매도,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들의 투매 규모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후 한국주식 기피 현상이 극심하던 지난 2008년 10월16일의 6천204억원보다 큰 규모이며,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발 직전인 그해 6월12일(973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2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또한 지난 3일의 2천317억원 순매도보다 3배 이상 규모가 급증한 것이어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이날 개인이 3509억원, 연기금 등 기관이 2658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확대를 막는 데 주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중점 보유하고 있던 IT와 금융주가 집중적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가 2.4% 내리며 81만원대로 주저 앉았고, KB금융(-5.19%)과 우리금융(-5.76%)도 대표 금융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시가총액도 하루만에 18조1240억원이 증발됐다. 코스닥시장에서 날아간 1조6150억원까지 합하면 이날 하루 동안에만 19조7천390억원이 증발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투매로 원-달러 환율은 폭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5.8원 폭등한 1141.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폭은 작년 7월13일(32.3원) 이후 최대다.
이날 주가 폭락-환율 급등은 전날이 어린이날인 관계로 휴장해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이틀간 서방 주가의 급락 충격이 일시에 집중된 까닭이기도 하나, 이달 초부터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꾸준히 목격되고 있던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셀 코리아'가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그동안 한국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에다가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재연되면서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갈 곳 잃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려들 움직임을 보이자 이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 본부장은 "특히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위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외국인들의 매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코리아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게끔 경제외적 긴장을 잘 관리해 나가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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