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중국긴축, 세계주가 폭락
'더블딥' 우려 재확산...유로 휴지 신세, 국제원자재값 폭락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225.06포인트(2.02%)나 떨어진 10,926.77로 마감해 11,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다우지수의 낙폭은 지난 2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치다. S&P 500 지수는 낙폭이 더 커, 28.66포인트(2.38%) 하락한 1,173.60으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424.25로 74.49포인트(2.98%)나 폭락했다.
유럽 주가도 폭락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가 2.56% 하락한 5,411.11,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DAX 30지수는 2.60% 떨어진 6,006.86,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3.64% 하락한 3,689.29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그리스 주가는 구제금융 대가로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취하기로 한 데 반발해 벌어진 아테네 도심 시위의 여파로 무려 6% 이상 폭락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증권시장의 Ibex 35 지수는 5.4%, 포르투갈의 PSI 20 지수는 4%가량 폭락하는 등 PIGS 국가들의 증시는 거의 패닉적 양상을 보였다.
이는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가 1천100억 유로의 천문학적 그리스 지원을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그리스뿐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인근 국가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이 추가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4월 중국의 구매관리자협회(PMI) 지수가 예상과 달리 전월 57에서 55.4로 하락했다는 HSBC 발표가 맞물리면서 세계경제 재침체 우려가 커져 시장을 더욱 혼란에 몰아넣었다.
이에 따라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인 VIX는 24.45로 전날보다 21.1%나 급등했고, 유럽의 VStoxx 지수도 11% 올랐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유로는 휴지값이 된 반면에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는 달러화에 비해 무려 1.4%나 가치가 급락하면서 1.31달러 밑으로 떨어져 지난해 4월28일이래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1.14% 상승한 83.21을 기록했다.
반면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한때 4.45%까지 떨어져 작년 12월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60%까지 떨어져 3월5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화 초강세와 세계경기 재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은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45달러(4.0%) 폭락한 배럴당 82.74 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3.05달러(3.4%) 급락한 배럴당 86.89 달러에 거래됐다.
구리 7월물은 12센트(3.5%) 하락한 파운드 당 3.17 달러에 거래됐고, 금 6월물도 14.10달러(1.2%) 내린 온스당 1,169.2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인도분 은도 1달러(5.3%) 내린 온스당 17.84 달러에 거래됐다.
아직 세계경제 앞에는 수많은 지뢰밭이 널려 있음을 보여주는 하루였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