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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생계활동형(7)

farmlove
조회: 693

경남 산청읍사무소 권재분(69세)

부부가 함께 농사지으며 생활

권재분 할머니는 1939년생으로 올해 69세. 공교육을 받지 못하셨지만 한글을 읽고 쓸줄 아신다. 21살에 경혼해서 이곳 산청에서 쭉 살고 계시며 슬하에 4남 1녀의 자제 분을 두고 모두 출가 시키셨다. 현재 남편과 두 분이 함께 살며 자제 분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계신다.

과거에도 농사를 지으셨고 지금도 가족들의 먹을거리 정도만이라도 얻고자 농사일을 하시면서 노노돌봄 활동을 하고 계신다. 맑은 웃음으로 반겨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새색시 같다. 살기가 바빠 봉사활동 같은 것은 생각 못하고 사셨지만 이런 계기로 봉사활동을 하니 좋다고 하시며 내 맘껏 해드린다는 권 할머니. 봉사활동의 경험이 없지만 노노케어사업을 잘 이해하시고 수혜자들과 잘 소통하시면서 활동하고 계신다. 수혜자 분들의 반응도 좋다고 하신다.

나이 많아도 벌이가 있으니 좋아

산청읍사무소에서 하는 노노케어사업에 참여하게 되신 권 할머니는 즐겁게 일하신다. 적은 보수지만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 또한 쏠쏠하시다고. 어렵게 힘든 일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일 정도록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한다. 권 할머니는 그동안 살기 바빠 봉사활동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남을 돕는 일을 하고 보니 보람 있고 좋다고 하신다.

“나이 많은 사람 어디 벌이가 있소. 보람도 있고 나이 많어 가지고 갈 때가 있으면 좋다 안해요. 노인들도 취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있어 좋지. 일주일에 나흘간이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더 오기도 하고. (중략) 보수 받는 거는 아까워서 안써. 못써. 우리는 이제 나이가 많으니까 막 아픈 데가 나오거든. 나이 많으면 돈도 많이 필요해. 우리 이(치아)가 한 번 무너지면 200만원 들어요. 돈이 무서워 못하고 있지.”

돈은 모아 당신 치아 하는데 보태 쓰시려는 할머니의 계획이 보람과 함께 뿌듯한 성과를 발하고 있다.

“와보고 할 일을 찾어 하지. 이 할머니는 먹는 게 제일 힘들어. 못 움직이고 못 먹으니까. 내가 처음 와보니 밥도 쬐금 퍼갖고 반찬 암껏도 없이 물만 말아 먹데요. 그래 내가 너무나 안됐어서 된장국이라도 끓이가 드리거든. 그럼 할매가 고맙다고 그래. 내가 잘해 드리지는 못해도. (중략) 말벗도 하고 잘 볼 거 있으면 장도 보고 다른 곳 방문할 일 있으면 같이 가기도 하고 청소하고 꼭 정해논 거는 아니고. 주로 말벗인데 그렇게 하고 있어요.”

주로 수혜자 할머니댁에 오시면 말벗 위주로 활동하신다. 지나간 세월도 낚고 할머님 살아오신 이야기도 들으면서 할머님이 필요하신 것을 살펴 해드리는 재치있고 지혜로운 분이다. 수혜자 분은 70세 여성노인으로 딸 둘 아들 하나 삼남매를 두셨으나 자녀 분들이 부모를 모시지 못하는 상황이다. 할아버지는 수 십 년 전 돌아가시고 옛날에 삼 삼고 국수 장사도 하시며 생활해오셨다.

봉사는 감동으로 돌아와

처음 수혜자 분을 만났을 때는 서로 어색학 서먹서먹 했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아온 분들이고 설 늙음의 정도가 다를 뿐 통하는 것이 많은 어르신들끼리의 만남이라 이내 그런 서먹함이 없어졌다.

“처음 가면은 별 반갑차이(반갑지 않게) 하다가 서먹해도 사귀고 나면 내가 또 성의껏 하면 좋아하고. 그러면 밝아지고. 또 그런 모습 보면, 오는데 다리가 가볍고 쫓아오고 싶고 그래요. 하하하. (중략) 느끼는 부분은 뿌듯하이 좋은 점이 많지.”

활동을 하다보면 동병상련과 같은 이해가 생겨 서로에게 정이 생긴다. 안된 마음, 고마운 마음. 활동하시면서 뿌듯했던 사레를 들려주시는 권 할머니

“작년에 저 밑에 네거리에 정또상 할머니를 돌봐줬거든. 구심이 넘은 할머니라. 그 할머니가 참 좋은데, 등이 이렇게 꼬부라졌어. 정지(부엌)에 들어가면 먹을 게 암~껏도 없는기라. 그래 내 식혜를 해서 몇 번 갖다드렸거든. 아주 고맙다고 한 그릇 다 잡수드라고. 배가 뻘덕 일어나이 좋아서 고맙다고. 내 무릎을 치고 자꾸 고맙다고 하고 하시더니. (중략) 나중에는 혼자 못계시니까 면에서 병원에 보냈거든. 거기 가 계시는데 내가 병원에 있을 때도 가 봤거든. 안가면 안 되지. 자식이 없은께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아무리 복지가 잘 되도 제 자식만 합니까. 그래서 내가 들여다보고 했지.”

조그마한 도움을 주던게 노노돌봄 활동으로 이어져

권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도어 이웃노인에게 내 마음을 조금 전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고마워하는 것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꼈다. 도움을 드리던 할머님이 병원으로 가신 후, 이웃에 사시는 할머님을 돌봐드리게 되었다.

“돌봐드리던 할머니가 병원 가신 뒤로 우리 이웃에 있는 할머니를 돌봐드리게 되었거든. 그 할머니도 날 너무 좋아하는 기라. 한밤중이라도 보일러가 고장 나면 문을 두둘기거든. 그럼 그거 봐주고. 된장이 없다 하면 된장도 퍼주고. 몇 번 퍼다 드렸지. 뭐 좀 사다드리면 좋다고 하고.”

지금 돌봐드리는 할머님 집과의 거리가 5분 정도로 가까이에 있어 왔다 갔다 활동하기가 편하고 좋다. 일주일에 사흘. 한 번 오실 때 4시간 있다 가며 할머님의 건강 상태는 얼굴만 봐도 알 정도로 친숙해졌다. 서로가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 발리 친해지는 비결인 듯. 수혜 할머님에게 정성을 들이면 자연스레 정이 들고 정이 들면 말을 많이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 드리려는 눈과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신다.

“지금 만나는 할매도 처음에는 서먹했는데 공을 들이고 정을 들여야지. 이야기 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채워드리고. 서로 말이 잘 통해야 말을 많이 하거든. 이제는 가면 반가워 죽는다.”

생활의 활력, 노노돌봄

권 할머니는 노인 자원봉사활동 중에 이 노노케어사업은 젊은 노인이 무리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활동이라 당신이 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더 나이 많은 노인들의 안전 확인, 상태 관찰, 그리고 대화로 고독감을 달래 드릴 수 있어 좋다.

“우리도 나이가 있어갖고 우리 몸에 힘이 딸리는 일이면 못하는데, 이 사업은 노인들 말벗 위주라 적당해요. 우리도 노인이라 힘들거든. 과로는 못해요. 뭐 장본다 이런 거는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우리한테 이게 적당해요. 우리 맘에 딱 맞고. 우리도 할매를 돌봐주니까 자기들도(할머니들이) 밝아지니 좋고. 우리 맘도 좋고.”

다신의 방문으로 밝아지신 수혜 할머님을 보면 발걸음도 가볍고 다시 올 힘을 얻어 가신다는 권 할머니. 당신이 맡은 수혜자 분과 몇 번 만나다 보면 수혜 할머님이 원하는 것ㅇㄹ 파악하여 맞춰드릴 줄 아느 s분이다.

“그냥, 요령대로 몇 번 가면, 그 할머니 성격을 다 알 수 있으니까. 거서 요령을 익혀야지, 자기가.”

일이 있어 좋고 뿌듯해서 좋고 수혜자 분들이 밝아진 모습을 보면 다리도 한결 가볍다고. 경제적으로 도움도 되고. 권 할머니는 여러 가지로 좋다며 흡족해 하신다.

“생활에도 엄청 낫지요. 마음도 좋고.”

친구같이 속내를 이야기

주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두 분이 몸은 어떻냐? 밥은 자셨냐? 소소한 이야기부터 살아온 이야기까지 속을 터 넣고 이야기 하면서 서로에게 위로를 받기도 한다.

“살아온 이야기, 재산에 대한 이야기, 실패한 이야기도 하고, 자기 진실을 이야기 하지, 그기 좋아. 나 같은 노인들 혼자 있으면 절대 말 안하거든요. 그러니까 치매도 많이 오고. 대화를 많이 해야지. 없는 말도 자꾸 꺼내야지. 하하. 심심하지도 않고.”

활동시간은 서로 편리한 시간으로 잡기도 한다. 만약에 수혜 할머님이 일이 있으시면 오후에 만나자고 하여 오후시간에 방문하는 등 부담없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것이 좋다.

“불편한 거 없어요. 만약에 할머니가 일이 있어 어디 가시면, 오후에 만나자고 하고, 시간 맞춰 오후에 오고.”

권 할머니는 이런 인연이 끝나더라도 수혜자 분과의 정 때문에 가까운데는 간간이 들여다보며 지내시겠다고 한다. 지금의 수혜자 분도 정이 들어 그렇게 하실 거라고 이야기 하신다. 처음 만난 할머니들을 대하는 법도 이젠 능숙해지셨고 일하는 기간이 짧은게 아쉬울 뿐이다.

“할머니도 외롭고, 치매라 하는 게 제일 무서우니까 우리하고 이야기 많이 하고 시간을 보내면 할머니한테도 도움이 많이 되니까 한 번 해 봅시다 하는 기라. 처음엔 갑작스리 이 사업이 나올 제는 아무도 몰랐거든. 하는 우리도 몰랐으니까. 이제는 할머니들도 다 알아. 노인 분들이 이런 활동하는 거에 대해, 나도 재미있고 좋아요. 나만한 사람에게 일을 시켜줘서 좋아요. 시간이 짧아서 그렇지. 일이 있어서 좋아. 이리 댕김시롱 음식이 생기면 갖다 드리기도 하고 그렇지. 즐거운기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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