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극찬 받은 '민주당 이낙연'
이낙연 농림위원장, 4대강 예산 전액 통과. 무너지는 민주당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소속인 이낙연 농수산식품위 위원장을 이례적으로 극찬했다.
이낙연 위원장이 이처럼 한나라당의 극찬을 받은 것은 전날 이 위원장이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17조1천618억원보다 5천236억원이나 늘어난 17조6천854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화끈하게 통과시켜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위원장은 특히 4대강 사업 예산인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예산’ 4천66억원을 한 푼도 깎지 않고 그대로 처리해줬다.
이 위원장은 앞서 지난 8일 국회에 출석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비는 총액 4천66억원은 정부안을 유지하는 대신, 그중 1000억원을 4대 강과 관련 없는 저수지들의 보수비로 돌리자”고 제안했고, 이날 정 장관과 협상 끝에 “둑 높이기 사업비 중 700억원을 4대 강 이외 지역의 농업용 저수지 보수에 투입한다”는 타협안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4대강 예산 전액을 통과시켰다.
이날 농식품위 소속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 위원장의 4대강 공조 약속 파기에 강력 반발하며 예산안 처리 직전 이 위원장의 의사봉을 뺏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예산안 통과 뒤 “제1야당으로서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스스로 무색하게 만든 행태”라며 이 위원장과 민주당을 싸잡아 질타했다.
민주당도 이 위원장의 독단적 행동에 당황해하며 우제창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늘 민주당의 입장과 무관하게 농림해양식품위원회 2010년 예결안이 처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은 농림해양식품위원회 예산 중, 문제의 4대강 예산은 예결위원회 심사에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긴급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8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선심성 예산 3조4천억원을 증액하는 대가로 민주당의 큰 저항없이 4대강 예산 전액이 통과된 데 이어, 농림위에서도 4대강 예산이 전액 통과됨에 따라, 민주당의 4대강 예산 저지 다짐은 공염불이 돼가는 동시에 '정세균 지도체제'의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한편 문제의 이낙연 위원장은 앞서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이 호남 고속철 기공식에 참석해 4대강 사업의 당위성 등을 강조하며 호남 일대를 순방할 때에도 이 대통령을 곁에서 수행했었다.
이 대통령은 영광원자력발전소 현장을 시찰한 후 버스를 타고 광주로 가던 도중 법성포 굴비상가를 방문, "이낙연 위원장이 친구 집이라고 해서 들렀다. 하나 사야겠다. 한 줄에 얼마인가"라고 물은 뒤 10만원짜리 굴비 한 두름을 구입하기도 하는 등, 이 위원장에게 더없는 신뢰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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