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사장 등 임원 8명이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 MBC노조가 9일 그동안 엄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해온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을 질타하며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MBC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엄 사장 등의 사표 제출과 관련, "YTN에 이어 KBS 사장에 대통령특보를 임명함으로써 방송장악 음모를 단계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MB정권이, 이제는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 MBC마저 수중에 넣어 정권의 방송장악을 완성하겠다는 뜻을 노골화한 셈"이라며 "정권의 이 같은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 뛰고 있는 권력의 주구는 바로 김우룡 이사장"이라고 김 이사장을 정조준했다.

노조는 이어 "김 이사장은 점령군의 수장으로서 MBC에 진입한 뒤, 역사상 그 어떤 방문진도 하지 않았던 시시콜콜한 경영 간섭에 앞장서 왔으며, 마치 자신이 공영방송 MBC의 회장이라도 되는 듯 월권을 일삼아 왔다"며 "또한 독립성이 가장 우선되어야 마땅한 보도, 제작, 편성에까지 친여 방문진 이사들이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을 부추기거나 용인함으로써,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뿌리 채 흔들어왔다"며 김 이사장을 질타했다.

노조는 "그마저도 정권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기에 부족했던 것인가? 이번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전원으로부터 사표를 받아 내일 중 재신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한다. 이는 유례없는 월권행위"라며 "방문진이 경영진의 목숨 줄을 잡고 흔들어 대는 상황에서 그 어떤 경영진이 국민과 시청자를 먼저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결론적으로 "우리는 김우룡을 더 이상 방문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는 공영방송 MBC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이사장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MBC 전 조합원은 그의 퇴진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퇴진운동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