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조중동>이 이회창 전총재 출마를 한목소리로 질타하며 '이회창 주저앉히기'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 대해 이례적으로 <조선><동아>를 질타하고 나섰다. 이회창 출마를 계기로 범보수진영의 심각한 내홍 국면을 맞는 양상이다.

조씨는 3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조선, 동아의 이회창 비판에 대한 비판'이란 글을 통해 "요사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이회창씨의 출마 의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당원인 이씨가 경선에도 참여하지 않고 탈당, 출마하는 것은 사실상의 경선불복이란 것이나, 두 신문은 이씨가 출마할 마음을 먹게 된 원인을 제공한 이명박 후보의 기회주의적 대북자세에 대해선 제대로 지적하지 않는다"고 <조선><동아>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두 신문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보수분열을 가져와 정권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란 걱정도 한다. 여론 조사에서도 이회창 출마를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다"며 "하지만 약30%의 유권자들이 그의 출마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보수분열이 아니라 보수확대를 가져와 더 확실히 좌파를 종식시키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회창씨의 출마를 걱정하는 이들도 '이젠 이명박 후보가 폭로나 테러에 의해서 낙마하더라도 대안이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이회창 출마의 의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안보와 법치의 위기를 쟁점화하여 경제제일주의의 이명박 후보와 차별된 선거운동을 펼친다면 이명박 지지층중 상당수가 급속도로 이탈하여 이회창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명박 후보측에 경고하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회창 출마는 보수분열이 아니라 보수확대를 일으켜 더 확실하게 좌파정권을 소멸시킬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화살을 <조선일보>에게 돌려 "한국의 정치와 민심이 이처럼 요동치고 있을 때는 선악 판단을 신중하고 균형 있게 해야 한다. 이회창씨를 비판한 조선일보 사설에 달린 200개가 넘는 댓글은 압도적으로 사설에 비판적이었다"며 "이회창씨의 위약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지만 그런 이씨를 약1000만 명에 육박하는 유권자들이 대통령감으로 지지하고 있는 점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깊이 있는 사설을 쓸 수 있다. 사설보다도 댓글이 더 사려 깊을 때도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