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반발 "이러면 어느 바보가 국장 하냐"

'대주주 기준 10억' 하향에 국민청원까지...여야서도 비판 목소리

2025-08-01 09: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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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식 매각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주주 기준 보유액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주식투자자와 여야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밤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1일 오전 9시50분께 동의자가 순식간에 1만명을 돌파하더니 정오께 2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청원 후 한 달 동안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관련 상임위원회에 안건이 회부돼 논의해야 한다.

청원인은 "코스피 붕괴를 막기 위해 청원한다"며 "양도소득세는 대주주가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팔면 그만인, 회피 가능한 법안이다. 그만큼 세금 회피용 물량이 나오게 되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놔두면 오르는 엔비디아와 국장에서 세금을 똑같이 낸다면, 누가 국장을 하겠나? 미장이랑 국장이랑 세금이 같다면, 어느 바보가 국장을 하냐"고 반문한 뒤, "차라리 그냥 엔비디아 몰빵하는 게 낫다"고 단언했다.

그는 "제발 국장에서 장기 투자하는 문화, 텐배거의 꿈 좀 지켜달라. 10억으로 사다리 걷어차지 마시고"라며 "국장에서 돈 벌면 세금 내야죠. 돈 많이 가진 순서대로 세금 내서, 이상한 포퓰리즘으로 다 떠나게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추진하는 ‘주식양도세 과세확대’, 작년에 소액투자자들과 함께 금투세를 막아냈듯이 이번에도 함께 막을 수 있다.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세협정으로 국내증시는 어려움을 겪을 텐데, 여기에 민주당이 ‘주식양도세 과세확대’까지 하는 건 국장 투자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거다. 민주당은 청년과 소액투자자들에게 ‘국장 탈출’하라는 것"이라며 "코스피를 얼마까지 올리겠다고 말해놓고, 이게 뭐하자는 건가요"라고 힐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소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10억원을 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고 이로 인해 얻을 실익(세수효과)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음에 비해서 시장 혼선은 너무 명확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앞서 올린 글을 통해서도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지원을 해왔다.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초장기 저금리 대출과 낮은 세금정책으로 시장을 부양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불로소득’이라 칭하며 손쉽게 과세를 논해 왔다"며 "이제는 부동산 쏠림 현상을 막고, 큰 금액이든 작은 금액이든 안전하고 건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과열도 억제할 수 있고, 과도한 해외투자 등으로 인한 자산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이소영 의원님의 문제 제기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 당내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만일 일부 대주주들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고 그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면, 도리어 그때야말로 투자의 적기 아니겠냐"며 강행 방침을 밝혀, 치열한 당내 공방을 예고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 타결한 한미관세협상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정부의 세계개편안에 대한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개장 직후 주가가 폭락, 코스피 3천200선과 코스닥 800선이 붕괴하는 등 대혼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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