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금리 '마지노선' 뚫었다. 글로벌 주가 휘청

美실물경제 빠른 회복. 유동성 장세 끝났다는 판단에 주식거품 빠져

2021-02-26 10: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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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조기 회복 전망에 미국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미국의 비롯한 글로벌 주가가 급락, 본격적인 조정 장세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5일(현지시간) 그간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1.5% 벽을 뚫고 장중 최고 1.61%까지 치솟았다.

월가에서 국채 금리 1.5%를 주가 조정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것은 현재 S&P500 지수의 배당 수익률이 1.48%이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가 위험자산인 주식의 배당 수익률보다 높아진다는 것은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잠정치도 전기대비 연율 4.1%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또한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1만1천명 감소한 73만명(계절 조정치)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상무부도 1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돈 수치다.

여기에다가 미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열흘 이상 10만명 미만의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 백신 접종에도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는 점도 실물경제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통상적으로 실물경제가 호전되면 주가는 올라야 상식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주가 호황이 '유동성 장세'라는 게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실물경제가 호전되면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통화당국이 인플레 방지를 위해 시중 유동성을 조기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9.85포인트(1.75%) 내린 31,402.01에, S&P 500 지수는 96.09포인트(2.45%) 떨어진 3,829.34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478.53포인트(3.52%)나 급락한 13,119.43에 장을 마치며, 작년 10월28일 이후 4개월 만에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알파벳, 페이스북, 애플이 모두 3% 이상 떨어졌고, 테슬라는 8.1% 급락했다. 채권 금리가 올라갈 경우 그간 유동성 장세의 최대 수혜자였던 기술주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주가 급락소식에 26일 개장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3% 전후의 급락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증시가 휘청대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 소식에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날 개장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7원 급등한 달러당 1,120.5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래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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