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연쇄탈당, 제 1당인 한나라당은 12월 대통령선거 경선 등에 골몰하면서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국회 본회의를 소홀히 해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오후 재개된 임시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은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하면서 개회하는 데만 25분이 걸렸다.
이날 대정부질문 속개 시간인 오후 2시에 회의장에는 손봉숙 민주당의원, 탈당한 염동연-이근식 의원, 안명숙 한나라당 의원 등 불과 8명의 의원들만이 입장했을 뿐이다. 이에 국회 사무처는 국회 장내 방송을 통해 의원들의 입장을 독촉했고, 이에 2시9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노웅래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한명씩 나타나면서 두자리수인 18명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속개를 위한 정족수에는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시 2시 14분 국회 장내 방송은 “다시 알려드립니다. 의원 여러분, 곧 본회의가 속개될 예정이오니 지금 바로 본회의장에 입장해 주십시오”라고 수 차례 입장을 독촉했으나, 본회의장에 입장한 의원들의 수는 20명을 넘지 못했다. 2시17분에야 일부 의원들이 입장하면서 본회의장을 채운 의원수가 40명을 겨우 넘어섰다.
2시18분 다시 장내방송을 통해 의원들의 본회의장 입장을 촉구하는 방송이 세 차례나 울려퍼졌으나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당혹스러운듯 연신 손목시계를 보았고, 기다리다 지친 의원들은 동료의원들과 농담을 주고받거나 컴퓨터 화면을 검색했고, 일부 의원은 볼펜돌리기, 시계보기, 눈감고 엎드려있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답변을 위해 대기중이던 한명숙 국무총리,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각료들도 언제 올 지 모르는 의원들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2시22분 다시 한번 의원들의 본회의장 입장을 촉구하는 장내방송이 울려퍼졌으나 52명의 의원들이 입장했을 뿐이었다. 간신히 개의 정족수인 75명을 넘어선 것은 오후 2시25분. 기다리던 임채정 국회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성원이 됐으므로 속개하고자 합니다”라며 본회의 속개를 선언했다.
한명숙 총리 등 각료들은 9일 오후 본회의 재개 시간을 25분이나 기다리다가 답변을 재개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여야는 임시국회 개원에 즈음해 너나없이 "민생경제"의 심각성을 주장하며 "민생국회"를 다짐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 "민생"은 여의도 사람들의 배부른 립서비스에 불과함을 그들은 이날 다시 한번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 방청객은 "여의도 나리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점심 민생'에만 바쁜 것 같다"고 의원들의 행태를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