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경선 출마선언을 한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이 당내의 '노골적 왕따'에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고 의원은 17일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 하례식에 도당으로부터 불참을 권유받아 참석하지 못했다. 고 의원실의 조계원 보좌관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소개를 어떻게 할 지 물어봤었는데 어제(16일) 오후 충남도당 사무처장이 갑자기 전화를 해 '오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만약 온다고 해도 인사말 등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며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직 공식적인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는데 원희룡 의원을 제외하고 누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조 보좌관은 "우리측은 어떤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공정경선이 될 수 있겠나란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하며, 중앙당 차원에서 확실한 기준 등을 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내달 중 공식적인 경선출마를 선언할 고진화 의원이 당내에서 노골적인 '왕따'를 당하고 있다. ⓒ최병성 기자
고진화 의원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한나라당 공정경선 실현을 위한 당원모임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 20여 명도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서울시당과 강원도당 신년하례에 참석했던 고진화 의원에 대해 홍문표 충남도당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뚜렷한 기준과 근거 없이 17일 열리는 충남도당 행사에 가급적 참여하지 말아달라는 일방적 통보를 한 것은 월권행위이자 공정경선을 원하는 당원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당 대표실에서 박재완 비서실장과 황우여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갖고 "당에서는 앞으로 공평하게 처리하겠다고 했고, 또 충남도당에도 원만하게 처리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의 '고진화 왕따' 분위기는 여전해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고 의원은 지난해 말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과의 모임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고 의원은 당시 "사실상 토론회와 언론을 통해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본 의원을 공식적 기자회견을 통한 출마선언을 핑계삼아 초대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었다. 이후 고 의원은 서울시당 신년 하례회, 강원도당 신년 하례회에 참석할 수 있었지만, 고 의원이 발언을 할 때마다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소장파 의원인 권영세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지난 월요일 열린 여의도 연구소의 행사에서 고진화 의원이 지나치게 인사말을 오래 함으로써 사실상 그 토론회의 본말이 좀 전도된 것 같다"고 '고진화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고진화 의원은 오는 18일 충남도당의 신년 하례회 불참 권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