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철 대법관에 대해 사실상의 면죄부를 준 대법원 윤리위원회 결정에 반발한 판사들이 마침내 14일 단독판사회의를 소집키로 해, 사법파동이 마침내 현실화했다.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은 신 대법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단독판사회의를 오는 14일 개최키로 했다.
판사들은 "윤리위 결과를 수용할 수 없어 회의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의 판사회의 소집 요구서를 돌려 115명 중 발의 정족수인 5분의 1를 넘는 3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이들은 14일 열리는 판사회의에서 신 대법관 용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에도 서명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사시 기수를 대표하는 7명의 판사를 선정해 주 1회 정례모임을 갖기로 하는 등, 신 대법관이 퇴진할 때까지 압박공세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산하 서울북부지법 판사들도 13일 간담회를 열기로 하는 등, 산하 법원들에도 동참 움직임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원 내부 통신망에는 서울외 의정부, 인천지법 등 지역 판사들의 신영철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법원행정처 판사까지 비판 글에 가세하는 등 파문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의 사법파동이 발발하자 이용훈 대법원장은 12일 오후 5시 신영철 대법관을 제외한 11명의 대법관들을 긴급 소집해 2시간동안 대책을 숙의했다. 이 대법원장은 13일 오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가 이번 사법파동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법파동 발발은 사실상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후배 판사들의 '집단적 불신임'에 다름 아니어서, 법원 안팎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에 몰린 신 대법관이 얼마나 버틸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법파동이 마침내 현실화하자 이용훈 대법원장이 12일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용철 같은 자가 나온 배경엔 이용훈 같은 기울어진(편파적인) 대법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물러나지 않으면 행태는 다르나 본질에선 별 차이 없는 제2, 제3의 신영철이 나올 것이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썩었어도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의 편에 서야 하는데 자본과 권력(행정부)의 개노릇하고 있으니, 그 수장이 물러남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