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한국 등 세계에 거센 후폭풍
방위비 증액-관세 압박 거세질듯. '트럼프 리스크' 급부상
이스라엘-이란간 '12일 전쟁'을 지켜본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B-2 전폭기를 동원해 14발의 초대형 GBU-57을 쏟아부어 포르도 등 이란의 핵시설을 초토화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한차례 '국내여론 무마용' 미군기지 공격을 끝으로 사실상 백기항복 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사전에 공격 사실을 통보해왔음을 폭로하며 자신의 승리를 만끽했다.
국제유가는 '12일 전쟁' 이전으로 폭락하고 세계주가는 반등하며 각국 환율은 진정되는 등 세계는 '중동 리스크' 제거에 크게 반색하고 있다.
'트럼프 승리'가 전세계에 몰고 올 후폭풍은 거셀 것이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연명 여부는 세계의 관심사 밖이다.
당장 24~25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 32개국은 오는 2035년까지 GDP(국내총생산)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직접 군사비 3.5%, 간접적 안보 관련 비용 1.5%를 지출하는 방식으로 트럼프가 요구한 '5%'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 일부 회원국의 반발이 있으나 '트럼프의 승리'로 저항의 목소리는 쏙 들어갈 전망이다.
불똥은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으로 튈 게 확실하다. 이들 3개국은 고심 끝에 나토 정상회의 초청을 거부했다. 심지어 일본은 "가겠다"고 했다가 회의 하루 전에 "안 가겠다"고 번복하기까지 했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IP4' 가운데 3개국이 불참 결정을 한 것. 그 결과 트럼프와 가지려던 'IP4' 정상회담은 자동 무산됐다. 이들 3개국은 이렇게 이란이 허망하게 백기항복을 할 줄은 몰랐던 모양새다.
미국은 아시아 동맹들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5%'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가져봤자 5% 압박만 받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국은 "방위비는 미국이 아닌 우리가 결정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에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다가 방위비 분담금을 약간 늘리는 선에서 봉합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더욱이 트럼프는 이란전 승리로 크게 고무된 상태다. 전방위적인 압박이 들어올 개연성이 높다. 다음달 8일로 최종시한이 다가오는 상호관세 유예 카드도 함께 사용할 것이다. 이 과정에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군 같은 압박 카드까지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트럼프 정권은 부단히 주한미군 감축, 철군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세전쟁에서 치욕적 후퇴를 경험해야 했던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재차 시비를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게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자택일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이란전 승리로 크게 고무된 트럼프가 내달 8일 유예했던 상호관세를 강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다.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토 정상회의 불참으로 '일면식' 기회마저 놓쳤다. 국내에선 야당의 "오판" 공세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트럼프 리스크'가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최대 난제로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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