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란의 여파로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 불신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제 위기의 심화다.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가 여론조사기관 TNS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천5백명과 정치권·언론계·학계·경제계·시민단체·공무원 등 관련분야 전문가 5백명 등 도합 2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3~22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5일 밝혔다.
국민의 사회지도층 불신 나날이 심화
우선 우리 사회지도층 가운데 청렴한 사람이 몇 %정도나 되느냐라는 질문에 일반국민은 "사회지도층 가운데 24.4% 정도가 청렴하다"고 응답, 사회지도층 4명중 1명꼴만 청렴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문가들 역시 사회지도층 가운데 청렴한 지도층은 33.0%라고 응답함으로써 사회지도층의 청렴성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 국민들에 비해 사회지도층이 더 부패하다"는 응답이 69.0%로, '비슷'하거나 '청렴하다'는 응답(28.0%+2.6%)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조사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신뢰도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지도층에 대한 신뢰도는 15.8%로 지난해 17.1%에 비해 낮아졌으며,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우리 사회지도층이 ‘더 부패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57.9%로 지난해 54.3% 보다 높아졌다. 전문가들 역시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하였을 때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더 부패하다고 평가한 응답이 53.0%로 나타나 지난해 42.5%보다 높아졌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신 증가는 부동산대란으로 빈부 양극화가 심화된 데다가, 부동산 투기로 물의를 빚은 사회지도층이 속출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조사 결과, 국민들은 사회지도층의 가장 심각한 부패 행위로 뇌물수수(41.1%), 탈세(34.7%)에 이어 부동산 투기(33.2%)를 꼽아, 작금의 사회지도층 부동산 투기가 불신 심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반증해 주고 있다. 전문가들도 사회지도층의 부패 행태 중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부동산투기, 학연·지연 챙기기, 탈세 순으로 꼽아, 부동산투기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부동산대란으로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 불신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제위기 심화다. ⓒ연합뉴스
국민 62% "능력이 부족해도 청렴한 사람이 바람직한 지도자"
바람직한 사회지도층을 묻는 질문에 ‘능력이 부족해도 청렴한 사람(61.8%)’이 ‘덜 청렴해도 능력있는 사람(34.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일반국민의 경우에는 ‘덜 청렴해도 능력있는 사람’을 꼽은 응답율이 증가(26.6% → 34.2%)한 반면, 전문가의 경우에는 ‘능력이 부족해도 청렴한 사람’의 응답율이 증가(64.0% → 70.6%)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전문가 집단이 보는 사회지도층의 청렴도 기준은 엄격해진 반면, 일반국민들은 사회지도층에 대해 상대적으로 청렴성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현 정부의 무능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각 분야별 청렴도 조사에서는 ‘정치권'이 2.0점으로 최하위로 조사됐으며, 전문가들 역시 ‘정치권(3.1점)’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가장 낮게 했고 청렴성이 가장 요구되는 분야로 정치권을 지목(67.6%)했다.
국민 83% "사회지도층, 병역-납세 등 기본의무 실천 안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병역이나 납세 의무 등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를 어느 정도 실천해 왔느냐는 질문에 16.2%만이 실천했다고 응답하였으며, 83.1%는 실천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사회지도층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다는 답은 15.5%에 그친 반면,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무려 83.7%로 조사됐다.
사회지도층이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로는 납세·병역 등 기본의무 수행 34.9%,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22.2%, 기부 등을 통한 부의 사회환원 21.3%, 재산 형성 과정의 투명성 강화 17.0%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 91% "법원, 지도층에게는 솜방망이 처벌"
국민들은 엄정한 법 집행만이 사회지도층의 부패를 줄일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0.8%는 사회지도층의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이 ‘죄질에 비해 관대’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지도층의 청렴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법적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53.2%로 가장 많았고, ‘지도층의 자발적인 의식개혁과 솔선수범 자세’ 48.9%, 지도층의 재산형성과정과 재산의 투명한 공개 27.6% 순으로 나타났다.
투명협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국민들은 사회지도층을 ‘일정 권력을 지니고 있으며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회지도층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 풍조가 상당히 높은 편으로 조사되었다"며 "따라서 사회지도층의 기본적 의무 준수와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에 대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며, ‘사회지도층의 부패행위에 대한 예외 없는 공정한 법적용’ 등을 통해 사회지도층의 청렴도를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