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17일 중국을 승부치기 끝로 물리치고 예선리그 공동 선두에 나섰다.

한국은 이날 베이징 우커송 구장서 열린 중국과의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리그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 예선리그 4승 무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14일 2차전이 0-0 동점이던 6회말 1아웃에 폭우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결정되면서 6회말 1아웃부터 재개됐다.

경기는 내내 전력이 중국보다 월등한 우리팀이 주도했다. 특히 한국은 9회말 1사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이용규가 후속타자 정근우의 적시타로 3루까지 진루하면서 결정적 승리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정근우가 착오로 무리하게 2루까지 질주하다가 아웃되면서 스스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어 이승엽이 볼넷을 얻어 2사 1,3루를 다시 만들었ㅇ나 고영민이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한국은 10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현수의 2루타에 이어 이택근의 2루 땅볼로 다시 1사 3루의 기회를 맞았으나 대타 김동주의 빨랫줄 같은 타구가 1루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아웃당한 데 이어 김민재가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 또다시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결국 승부치기에 돌입해야 했다.

한국은 11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시작된 승부치기 수비에서 선두타자에게 진루타를 허용, 1사 2,3루의 실점위기를 맞았다. 이어 중국이 중견수 외야 플라이를 치고 3루수가 홈으로 들어와 1점을 내주는가 싶었다. 그러나 중국 3루 주자가 한국 외야수가 공을 완전히 포구하기 전에 3루 베이스를 벗어난 사실을 3루심이 적발, 아웃처리하면서 한국은 무실점으로 11회초 위기를 넘겼다.

우리 팀의 반격은 곧 매섭게 시작됐다. 11회말 승부치기 공격에서 2루에 이종욱, 1루에 이용규를 놓고 시작한 한국은 정근우의 희생번트 때 이종욱이 3루서 세이프되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 등장한 4번타자 이승엽이 오랜 침묵을 깨고 좌전 적시타를 쳐내면서 깨끗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림픽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이승엽이 이름값을 해낸 날이다.

이날 중국전 승리로 예선리그 4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이로써 준결승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고, 공동으로 4승을 거두고 있는 쿠바와 예선리그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