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몇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인수위 정보가 계속 언론에 누출되는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자신에게 보고도 안된 정보들이 언론에 누출된 데 대해 분노하며 정보 누출자 색출을 지시하는 등 '인수위 보안'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명박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는 "보안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이 당선인께서 엄청 화가 났다"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측근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서실의 다른 관계자도 "비서실이 발칵 뒤집혔다"면서 "`범인'을 찾느라고 비서실 전체가 뒤숭숭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선인은 총리와 각료 인선에 대해서도 극도의 보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이 당선인이 앞으로 인사에 대해 혼자 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것 같다"고 말했고, 다른 측근은 "측근들도 가급적 인사문제에 관여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경고에도 인수위 정보 유출이 끊이지 않자 이명박 당선인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경숙 "보고도 못받은 내용, KBS에서 보도"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7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정부개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거기에 대해서는 KBS, 저 보다도 더 잘 아시는 것 같다"며 지난 5일밤 KBS뉴스의 '부총리제 폐지 및 5개부처 폐지' 보도를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그것 보고 깜짝 놀랐다. 저 그거 보고 못 받았거든요"라며 "지금 기초논의과정에 어떻게 그런 뉴스가 나갔나 그래가지고 제가 물어보니까 어디서 나갔는지도 잘 지금 찾고 있다고 그러더라"라고 정보누출을 탄식했다. 그는 "보고도 안 받았고 지금 논의를, 기초 논의하는 정도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KBS 뉴스까지 나갔나, 그랬다"며 거듭 정보 누출을 개탄했다.
인수위, 부동산규제 완화 보도에 펄쩍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도 7일 인수위와 관련된 언론보도에 거듭 자제를 요청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날 업무보고를 하는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 등이 종부세 부과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 10억원으로 높이고 용적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보고할 것이란 전날 보도들과 관련, "오늘 업무보고에서 다뤄지지도 않을 뿐더러 보다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실행이 가능한 일"이라며 "따라서 업무보고에서는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부인했다.
그는 "최종적인 결정에는 좀더 논의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세수추계도 살펴야 하고,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여론이 아닌가. 특히 언론에 보도됐듯 9억, 10억 등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간 보고는 하지 않을 것이고, 용적률도 수치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의 이같은 즉각 부인은 가뜩이나 강남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같은 보도가 부동산값 폭등을 재연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오늘은 발표되지 않을 것이고, 현재로서는 내일 발표될 가능성도 적다"며 "아직 한 가지도 확정된 것이 없다. 추측보도나 관계없는 분들의 코멘트를 따서 앞질러 가는 기사를 쓰는 것을 삼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동아일보> 등 특정언론에의 정보 유출, <조선일보> 등 강력반발 기류
이명박 당선인과 이경숙 위원장 등의 인수위 정보 누출에 대한 격노는 이같은 보도가 부동산,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 당선인측 일각에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특정언론에 인사 등 최고급 정보가 계속 새나가는 현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예로 이경숙 인수위원장 특종을 한 <동아일보>의 경우 7일자 총리후보 인선 보도를 통해, "인수위가 15명의 후보를 2차례 검증해 박근혜 전대표 등 6명으로 압축했으며 박 전대표가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7일께 후보를 2~3명으로 압축한 뒤 20일께 최종인선을 확정할 것"이라고 상세히 보도해 또다시 <동아일보>가 총리 특종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같이 인수위 핵심관계자의 말을 빌은 <동아일보>의 인선 보도에 대해 <조선일보> 등 보수메이저 매체들은 강력반발하고 있으며 나름의 대응책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7일자 <조선일보>가 이례적으로 '대운하는 청계천과 다르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운하는 거대한 역리이자 역천"이라며 대운하를 강도높게 비판한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의 글을 실은 것도 이같은 반발에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렇듯 일부 보수매체들이 정권 초기부터 '허니문' 없이 이 당선인의 정책을 문제삼고 나설 경우 이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어, 향후 이 당선인측이 인수위 정보 누수를 얼마나 차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