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쿠팡과 협의해놓고 '경찰 패싱' 파문
범정부TF 구성해놓고 협조 제로(0). 국정원 "협의했지만 지시 안했다"
현재 범정부 쿠팡TF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모두 10곳. 이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직접 관련된 기관은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그리고 국정원이다.
앞서 쿠팡은 직접 개인정보 유출자를 접촉해 증거물을 찾았다며 영상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셀프조사'라는 논란이 일자 정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추가 해명했다. 지난 1일 정부를 만나 협력을 약속했고, 9일 정부가 중국으로 도피한 유출자와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노트북 회수 사실도 정부에 알리는 등 단계별로 협력했다는 것.
쿠팡과 협력한 정부기관은 국정원으로 확인됐다.
27일 MBN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런 사실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쿠팡의 고소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 9일부터 7차례에 걸쳐 쿠팡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피의자를 쫓았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이는 사이 쿠팡은 국정원과 별도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국정원은 이 사실을 경찰에는 알리지 않은 것.
쿠팡이 입수한 증거물 역시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그제야 제출하겠다는 통보를 한 걸로도 파악됐다.
경찰을 지휘하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MBN과의 통화에서 "수사 관련 보고를 받는 건 아니지만.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건 없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른바 경찰 패싱 논란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법에 따라 국제 해킹 조직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다"며 "경찰 수사와는 별개"라고 해명했다.
MBN은 "국정원은 쿠팡 자체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야 범정부TF에 합류한 만큼 미리 통보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부처 간의 엇박자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JTBC에 "쿠팡에 어떤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 차원에서 협의는 했다"는 단서를 달았다.
쿠팡과 협조는 했지만, 지시는 하지 않았다는 것.
'범정부 쿠팡TF'는 쿠팡 자제조사 결과 발표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는 사항을 쿠팡이 자체적으로 발표하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끼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쿠팡Inc.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45% 폭등한 2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0% 이상 폭등하며 시가총액은 6조원가량 불어났고, 최대 주주 김범석 의장의 지분 가치도 6천억원 넘게 급증했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3천개 계정이 불과하다는 쿠팡 자체발표를 신뢰하며 주가가 폭등한 것. 미국언론들도 쿠팡 발표를 대서특필하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정부의 신뢰와 권위가 큰 상처를 입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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