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의 신한은행, '야당 수뇌부 사찰' 파문
신상훈과 가까운 호남인맥 뒷조사, 이정현 수석도 포함
17일 <한겨레>에 따르면, 민주당 김기식 의원이 신한은행의 ‘고객종합정보’(CIF) 조회기록의 로그파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한은행 경영감사본부 직원 수십명이 2010년 4월부터 12월까지 1천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달마다 수천건씩 조회한 것으로 되어 있다.
특히 조회 대상 명단에는 정동영 당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최고위원, 박지원 원내대표, 박병석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 법사위의 박영선 의원, 이용희 자유선진당 의원, 국회 정무위의 박선숙·이성남 민주당 의원, 그리고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포함돼 있었다.
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당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현 수출입은행장) 등 전·현직 경제관료와 김종빈 전 검찰총장, 김상희 전 법무차관, 이문호 전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등 법조계 고위인사 이름도 포함돼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상훈 지주 사장과 가까운 사람들로 당시 신한금융 내부에서 추정했던 인물들이다. 정관계나 법조계 등 외부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가령 당시 국회 정무위나 법사위 소속의 야당 의원들 이름이 무더기로 조회 목록에 올라 있는데, 두 상임위 소속 여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들어 있는 이정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신 사장(전북 옥구)과 같은 ‘호남 출신’으로 엮이는 관계였다.
김기식 의원은 "같은 이름의 고객들을 달마다 반복적으로 조회한 흔적으로 봐서는 표적 집단을 정해놓고 조회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고객정보 조회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던 시점은 이명박 정권의 비선 조직인 영포라인의 라응찬 전 회장 비호 논란이 제기된 때와 일치한다. 금융기관이 정치적 목적으로 야당 중진의원들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한 것이라면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감독당국의 신속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신한은행 쪽은 “감사부서에 확인한 결과 정치인 등 외부 인사를 조회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김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사찰이 2010년 4~9월 집중된 사실에 주목하며 "2010년 4월부터 9월은 시기적으로도 중요하다"며 "당시 민주당은 ‘영포라인’에 의한 라응찬 전 회장 비호 사실을 연일 문제 삼고 있었다. 당내 특위로 <영포게이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의원들은 라 회장의 ‘50억원 비자금 의혹’ 무마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며 민주당의 진상조사에 대한 라 회장측 반격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신한은행 영업부서가 아닌 검사부와 경영감시부가 조회를 한 대목 역시 불법사찰을 뒷받침하는 한 근거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정동영 당시 민주당 대표에 대해 15회 조회를 한 것으로 시작으로, 박영선 의원을 53회로 가장 많이 조회했고 이어 박지원(51회), 박병석(30회), 정세균(22회) 순으로 조회를 했다.
MB정권때 '금융계 영포라인'의 핵심이었던 라응찬 회장이 지배하던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의 '호남 인맥' 등을 집중 사찰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시 흐지부지됐던 라응찬 회장의 수백억 비자금 조성 의혹 및 MB형 이상득 의원에게의 3억 전달 의혹 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찰을 당한 사실이 드러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라응찬 회장 비리를 원내대표 때 밝히라는 요구의 보복!"이라고 풀이하는 등, 사찰을 당한 의원들은 한결같이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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