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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의 네거티브 선전포고를 접하고......

윤소정
조회: 938

유승민의 네거티브 선전포고를 접하고......

1. 네거티브로 무너진 이회창의 책사, 유승민의 네거티브 선전포고

드디어 네거티브 선거전이 본격화 될 모양이다. 물론 주요 타격 대상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상회하는 압도적 1위 이명박이다.

시중의 구전(口傳) 루머로 시작된 네거티브는 2002년 노빠들이 그랬듯이 이미 인터넷으로 전이 된지 오래고, 이제 정치권 공방을 통해 온오프 매체로의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총대를 멘 사람이 열우당 측 인사가 아니라 네거티브로 무너진 이회창 前총재의 책사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박근혜 前대표의 측근 유승민 의원은 15일자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을 위해 상당 기간 준비해왔다"면서 "언론이 못하면 우리가 직접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말이 검증이지, 결국 네거티브를 하겠다는 얘기다. “검증을 위해 상당기간 준비를 해왔다”는 대목이나 “언론이 못하면 우리가 직접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결국 언론이 먼저 받아 기사화하기에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내용이 부실해, 어쩔 수 없이 박근혜-이명박 간의 정치공방을 통해 의혹을 확대 재생산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풀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그 심정은 이해가 간다. 여론 전파력이 큰 구정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고, 지금이 아니면 경선전까지 만회의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 왜 유혹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래도 그렇지 한 솥밥 먹는 식구들끼리 경선을 하면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그것도 경쟁자 박근혜의 핵심 측근이 직접 나서서 네거티브 선전포고를 하다니,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다. 특히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대업, 설훈 공작으로 무너진 2002년 이회창의 책사 유승민이 총대를 메다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김대업과 설훈이 동원된 네거티브 공세로 2002년의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이나 당원들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2002년 초 박근혜의 공세와 탈당으로 위기를 맞았던 이회창, 그 이회창의 최측근이 이제 박근혜의 편에 서서, 박근혜와 함께 탈당 협박으로 이회창을 공격했던 김덕룡, 경선 과정에서 <이회창 필패론>을 주장하며 금지선을 넘나들었던 최병렬 등과 함께, 상황 반전을 위한 이명박 때리기에 나선다니, 권력이란 다 그런 것인가!


2. 유승민, 반성과 함께 김대업식이 아니라는 선언부터 ....

다 좋다. 백보 양보해 유승민의 말대로 “선거 직전 ‘검증’에 걸려(이회창도 김대업의 검증에 걸린 것일까!, 유승민도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까!)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한나라당을 위해서나 이 전 시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치자. 그렇게 한번 믿어보자!

그렇더라도 그 믿음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유승민의 솔직한 자기반성이다. 이회창 패배로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경과하고 있으며, 그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절절하면서도 공개적 자기반성....그래야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 유승민은 이회창 낙선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선거가 있기 훨씬 전부터 이회창의 정책과 정치행보를 좌우하는 핵심 측근이었다. 그리고 대선국면에서는 소위 昌心을 무기로 선거기획, 여론조사, 정책, TV토론 등 선거 캠페인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던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특히 그는 여권의 네거티브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막아내는 데 실패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그는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그 누구보다 깊이 통감하며, 반성을 해야 할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야당 대통령 후보의 최고 참모였던 유승민의 뼈저린 자기성찰의 목소리를 들은 바 없다. 오히려 대선이 끝나고서도 이회창 전 총재의 집을 들락거리며, 그 힘에 편승했고, 또 그 힘을 빌려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는 점만을 기억할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그 어떤 반성도 없이 또다시 유력 대권주자 박근혜 前대표의 책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적어도 김대업, 설훈 등으로부터 이회창을 지켜내지 못했던 참모로서, 2002년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다시는 그 같은 실수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모두 다시는 그 같은 패배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자성이 없는 가운데, 말하는 유승민의 ‘검증’은 신뢰하기 어렵다. 싸우면서 배운다고 오히려 이회창과 김대업을 동시에 떠올릴 수밖에 없다.

둘째, 적어도 김대업식이 아니라는 믿을 수 있는 구체적 검증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가령 확인된 사실만을 공개한다든가, 의혹을 제기함에 있어 최소 4시간 이내에 관련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든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허위일 경우 스스로 의원직을 던질 것이라든가 ....

과거 민주당이 설훈을 내세워 허위 폭로를 하며, 없는 테이프를 있다고 뻥을 치고, 김대업을 통해 제한된 시간 내에 도저히 확인 불가능한 허위 폭로를 하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본인이 지난 대선 패배의 뼈저린 경험을 기억한다면, 그래서 한편에서는 반성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다시는 이 같은 사기 정치, 도둑질 선거가 대한민국에서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앞의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결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유승민이 말하는 검증의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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