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안 무너진다는 신념 심어줘야"
<인터뷰> 이찬근 하나IB증권 대표 "증권사, 펀드런 가능성도"
UBS한국지점 대표,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등을 지낸 투자은행업계의 제1세대 대표주자인 이찬근 하나IB증권 대표를 지난주말인 24일에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준리 대폭 인하, 은행채 매입 등의 긴급대책이 발표된 27일 재차 만났다. 그는 하나금융그룹의 서울은행 인수, 골드만 삭스 대주주 영입, 하나대투증권 인수, 현대카드에 대한 GE캐피탈 투자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킨 바 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한은의 긴급조치에도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대책을 제시하려면 시장의 요구보다 빠르고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을 따라 가면서 땜질식으로 처방전을 마련해선 시장 참가자들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점을 먼저 살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그래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은행의 부실"이라며 "거기에는 은행의 단기 외화조달은 통한 부동산 대출, 건설업 및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대출 문제 등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 여기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며 시중은행들의 문제에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은행의 위기 원인과 관련, "신뢰의 문제"라며 "서로가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자금을 조달할 때 국채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은행이 발행하는 CD와 금융채는 담보로 사용할 수 없으며 시장에서 잘 팔리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 대안으로 "먼저, 우리나라도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간 거래까지도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해줘야 한다. 또 은행 고객에 대한 예금보장도 독일이나 싱사포르처럼 전액 보호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은행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 주어야 한다"며 "일정기간 동안 정부가 직 간접적인 보장을 통해 CD,금융채, 예금 등에 대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증권사에서도 문제가 비슷하다. 증권사들이 콜 자금을 쓰다가 요즘에는 그것마저 못쓴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외국금융기관하고 ELS(주식연계증권), 선물옵션 거래를 할 때 신용 보강을 요구해와 유가증권을 담보로 맡길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들은 또 자금난 해소를 위해 영업을 해서 고객예탁금이 많이 들어오던지, 아니면 차입을 하든지, 아니면 보유 유가증권을 팔아야 하는데 팔지 못하니까 유동성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 이대로 가면 펀드 런 가능성이 있다. 정부에서 최소한 양도성 예금증서(CD)만이라도 사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펀드 런(대량환매)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그는 가장 확실한 대책으로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은행에 투입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정부의 은행 자본 확충 참여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지난 98년의 경험이 있어 국민들의 저항감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전에 예금보장한도를 확대하는 조치가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병행되면 더욱 좋다"고 지적했다. 서방처럼 은행들을 국유화함으로써 은행채 신용등급을 국고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거래가 재개될 것이란 지적이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이찬근 대표 인터뷰
-자금 시장이 패닉 상태로 빠져 들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초에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은행채 매입 등의 조치가 잇따라 나왔다. 그래도 시장은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수적이라고 보는가?
이찬근 대표: 대책을 제시하려면 시장의 요구보다 빠르고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을 따라 가면서 땜질식으로 처방전을 마련해선 시장 참가자들이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다. 문제점을 먼저 살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그래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은행의 부실이다. 거기에는 은행의 단기 외화조달은 통한 부동산 대출, 건설업 및 부동산 PF 부실 대출 문제 등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 여기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도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간 거래까지도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해줘야 한다. 또 은행 고객에 대한 예금보장도 독일이나 싱사포르처럼 전액 보호 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은행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 주어야 한다. 일정기간 동안 정부가 직 간접적인 보장을 통해 CD,금융채, 예금 등에 대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도록 일정기준을 정해 시장의 원리에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환율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보나?
이찬근: 그런 조치들을 취하고 나면 외국에서 국내 은행에 외화자금을 빌려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 먼저 국내 시장을 안정시키면 환율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최근의 신용경색은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가
이찬근: 신뢰의 문제다. 서로가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자금을 조달할 때 국채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은행이 발행하는 CD와 금융채는 담보로 사용할 수 없으며 시장에서 잘 팔리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채권인 국공채, 통안증권 등은 외화를 빌려오는데 담보로 들어가 있다. 따라서 이것들은 담보로 맡기는 대신 정부가 보증을 서주면 시장이 안정된다.
증권사에서도 문제가 비슷하다. 하나IB증권만 해도 그동안 리스크를 철저히 해온 데다 도매영업이라는 비즈니스 특성상 다른 회사에 비해 유동성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콜 자금을 쓰다가 요즘에는 그것마저 못쓴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외국금융기관하고 ELS(주식연계증권), 선물옵션 거래를 할 때 신용 보강을 요구해와 유가증권을 담보로 맡길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또 자금난 해소를 위해 영업을 해서 고객예탁금이 많이 들어오던지, 아니면 차입을 하던지, 아니면 보유 유가증권을 팔아야 하는데 팔지 못하니까 유동성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 이대로 가면 펀드 런 가능성이 있다. 정부에서 최소한 양도성 예금증서(CD)만이라도 사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추가 금리인하, 은행채 매입등 시장안정대책이 나왔는데도 시장 불안은 여전한데?
이찬근: 이제까지의 대책을 가지고는 시장의 불안을 끌 수는 없다. 현재의 우리나라 은행 시스템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남들은 다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도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은행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어야 한다. 확신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금보장한도를 확대해주고 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주면 문제가 해결 되는가?
이찬근: 현재의 상황에서 은행채 매입과 은행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 은행채 매입이 우선적으로 진정대책이 될 수 있지만 예금에 대한 정부의 포괄적 보장 조치가 나오면 은행의 실제 리스크가 상당부분 완화되고 은행채가 유통되고 CD가 거래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은행 자본 확충 참여는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지난 98년의 경험이 있어 국민들의 저항감이 있을 수 있다. 그 전에 예금보장한도를 확대하는 조치가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병행되면 더욱 좋다.
-서브프라임 관련 신용파생상품 부실이 계속 늘어나는데?
이찬근: 아직 시장이 안정되지 않아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제는 서브프라임 이슈로 시작해 부동산 자산 거품, 경기둔화, 부동산 가격 하락, 소비자 금융 부실 확산 등 어디까지 확대될지 아무도 모른다. 현재로선 서브프라임 부실조차 정확히 가늠이 안된다는 데 시장불안의 원인이 있다. 심각하다.
-미국과 유럽, 특히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부실문제가 조만간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찬근: 앞으로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장사가 안 돼 공실이 높아지고 식당 자영업자가 부동산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 문제는 괜찮은가. 연말까지 340억달러를 메꾸면 전부 해소될 수 있나?
이찬근: 국내 은행이 갚아야 할 외채가 340억 달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표면적으로 그것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을 파는 것은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환율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장부상으로는 잡히지 않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국금융기관과 파생상품 거래를 한 경우 마진 콜(증거금 부족)을 당했을 때 추가 담보를 주어야 하는데 대부분 달러로 마진 콜을 메꾸어야 한다. 이런 달러 추가 수요가 있을 텐데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그 규모를 아무도 모른다.
-신용부도스왑(CDS)의 프리미엄이 600bp(6%)를 넘었다.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상황이다. 또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는 제2환란 가능성을 제기하는데?
이찬근: 국내 금융시장이 커지고 국제화되고 개방도가 높아져 생긴 문제로 정답은 없다고 본다. 연말까지 외부 변수만 터지지 않고 은행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면 (제1차 고비인) 연말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우리가 콘트롤할 수 없는 시장인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소비자 대출 등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은 심각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하나IB증권 대표로 취임한 지 1년여가 됐는데 성과는?
이찬근: 지난 2월 조직개편을 시작해 본격적인 IB 시스템을 짜고 있다. 한국내 다른 증권사 IB조직의 경우 팀 단위로 운영되는데 이래 가지고는 장기적인 투자,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하나IB증권은 전사적인 성과급 시스템을 도입해 조직 전체가 전문성 위주로 재편성됐다. 부서간 커뮤니케이션과 팀웍이 좋아지고 큼지막한 딜이 많이 생겼다.
소형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중요한 M&A 딜에는 하나IB증권이 거의 대부분 관여하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재무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모대기업 그룹의 사업구조조정을 위한 1조2천억원 규모의 사업 매각작업과 다른 대기업의 1조 5천억 규모의 사업 인수 작업도 자문하고 있다. 요즘 대형 M&A 딜은 많지는 않은데 우리는 거의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내년 1월1일 하나대투증권과 합병을 하는데?
이찬근: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앞두고 대형화가 불가피해 취해지는 것이다. 두 회사 기존의 조직은 후선업무와 일부 중간업무를 제외하고는 그대로 가져간다. 한지붕 두가족, 2명의 공동대표체제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합병을 해서 자본금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식 IB모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데?
이찬근: IB업무는 요즘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다. 상업은행업무에서 기업의 직접 금융을 도와주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것이다. 미국의 IB가 망가졌다고 IB업무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서 IB업무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IB는 왜 실패했다고 보는가?
이찬근: IB업무란 투자가와 자금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할 경우 브리지 역할을 하고, 필요햐먼 자기자본투자(PI)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IB의 경우, PI를 너무 지나치게 해 20~30배의 자금을 차입해 투자했다. 이들은 불행히도 시장이 장기적으로 거꾸로 가니까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IB업무는 기본적으로 수수료 수입이 기본이며 여기에 인수업무(UNDERWRITING)와 PI가 결합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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